2016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603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재계와 노동계의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근로자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반쪽짜리 회의를 열어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최저임금을 놓고 당분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원회(위원장 박준성)는 8일 12차 전원회의를 열어 2016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을 의결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올해 최저임금을 5580원에서 450원(8.06%) 오른 6030원으로 2016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450원의 인상액은 역대 최대 인상폭이다. 8.06%의 인상률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노무현정부(10.63%), 김대중정부(8.91%) 때는 물론이고 김영삼정부(8.12%) 시절 평균 최저임금 인상률보다 다소 낮다.

정부가 올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 뜻을 내비쳤던 데 비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16년도 최저임금은 당초 의결기한이었던 지난달 29일을 열흘이나 넘겨 결정됐다. 최초 협상에서 재계는 최저임금을 동결할 것으로 주장했고 노동계는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할 것으로 요구해 의견 차이가 컸다.

그 뒤 양쪽이 한 발씩 물러나 재계는 올해보다 0.5%(30원) 인상된 5610원을, 노동계는 8400원을 제시했다. 8일 열린 회의에서 재계는 5645원, 노동계는 8200원을 요구했다가 최종 수정안에서 각각 5715원과 8100원을 제시했다. 올해 대비 2.4%, 45.2%씩 인상하자는 의견이었다.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공익위원들은 5940~6120원(6.5~9.7% 인상)을 절충점으로 제시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한 근로자위원 9명은 이에 반발해 회의에 불참했고 사용자위원 가운데 중소상공인 대표 2명도 회의에서 퇴장했다.

결국 전체 27명 가운데 16명만이 최저임금 인상안 표결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15명이 찬성해 2016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어렵사리 최저임금이 결정됐지만 노동계와 재계 양쪽에서 모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중소·영세기업의 경영난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과다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기업이나 자영업자의 도산과 신규채용 축소 등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중소기업의 지급능력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절박한 생존의 갈림길에 선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성식 민주노총 대변인은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컸는데 이를 배신한 결정”이라며 “이의제기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도 “너무 낮은 인상률이라 실망”이라며 “저소득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소득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제도개선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한 2016년 최저임금은 20일 동안 이의제기 기간을 거친 뒤 고용노동부 장관이 다음달 5일까지 확정해 고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