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연 6~10% 금리를 적용하는 개인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상품 출시를 독려하고 있다. 대부업체에서 고금리를 빌려쓰는 중간 신용등급의 서민들의 가계대출 부담을 줄여주려는 것이다.
시중은행은 전체 대출금액을 늘리고 모바일뱅킹 활성화에 활용하기 위해 신용대출상품을 늘리고 있다.
◆ 시중은행, 개인신용대출 확대 나서
하나은행은 8일 중간 신용등급을 보유한 고객들을 겨냥한 신용대출상품 ‘하나 이지세이브론’을 출시했다.
하나 이지세이브론은 신용등급에 따라 연 6~10%대 대출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이다. 5~7등급 고객은 연 5~6%대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최대 대출금액은 2천만 원으로 이용자의 연소득 30% 범위 안에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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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호 하나은행장. |
하나은행 관계자는 “제2금융권에서 받은 고금리 대출을 갚아야 할 자금이나 긴급한 생활비를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쉽고 편리하게 마련할 수 있다”며 “중도상환수수료도 없어 만기 전 대출금을 자유롭게 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5월 말 ‘위비 모바일대출’을 출시했다. 중간 신용등급을 보유한 고객에게 연 6~10%대 금리로 최대 1천만 원을 대출하는 상품이다.
위비 모바일대출은 출시한 지 1개월 만에 전체 대출금액 120억 원을 넘겼다. 1일 동안 신청되는 대출금액만 평균적으로 1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도 6월 ‘스피드업대출’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중간 신용등급인 직장인 고객을 대상으로 연 5~6%대 금리에 최대 500만 원까지 돈을 빌려준다.
신한은행은 현재 스피드업대출 신청만 2천 건 이상이라고 밝혔다. 대출신청을 받은 금액도 60억 원을 넘겼다.
IBK기업은행과 NH농협은행 등도 비슷한 금리를 적용한 신용대출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개인신용대출 확대하는 이유
시중은행들은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중간 신용등급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확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최근 나이스평가정보와 대부업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신용등급 5~6등급인 사람은 지난해 신용등급이 매겨진 4342명 가운데 28.0%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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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 |
시중은행은 연 6~10%대 금리를 적용한 신용대출상품을 모바일뱅킹서비스 활성화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전용 은행서비스인 ‘위비뱅크’에 위비 모바일대출을 탑재했다.
신한은행도 스피드업대출을 모바일상품으로 내놓았다. 하나은행은 영업점 방문없이 모바일로 하나 이지세이브론을 신청할 경우 대출금리 우대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최근 시중은행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연 10%대 금리의 신용대출상품 출시를 권장했다.
임 위원장은 중간 신용등급 서민들이 연 20%대 금리의 제2금융권 신용대출을 받고 있는 상황을 개선해 가계부채 부담을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중은행이 재무건전성 문제 때문에 중간 신용등급 고객을 목표로 한 신용대출상품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축은행들도 중간 신용등급 고객층이 시중은행으로 이탈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백 연구원은 “법정 최고금리를 은행, 저축은행, 대부업 등에 따라 다양화하면서 업종별로 대출금리를 다르게 매길 것을 유도해 소비자가 선택할 폭을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