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자금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길어지면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애초 7월 안에 강력한 경영쇄신안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졌지만 지금으로서 언제 내놓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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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비상경영쇄신위원회는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에 회의를 열어 쇄신안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비상경영쇄신위원회는 검찰이 포스코 본사를 압수수색한 다음날인 4일에도 권오준 회장의 주재로 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주로 거래관행 개선과 인사혁신, 사회공헌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경영쇄신위는 포스코의 구조조정과 임금삭감 등 비용절감에 대한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비상경영쇄신위가 출범한 뒤 팀장급 이상 직원들의 토요일 근무가 부활했고 임원들의 출근시간도 당겨지는 등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그러나 검찰수사가 장기화하면서 비상경영쇄신위는 출범 2달이 다 돼도 쇄신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3월13일 포스코건설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에 들어갔는데 수사는 4개 월을 넘기고 있다.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의 소환이 임박했다는 얘기가 나온 지도 2달 가까이 됐다.
권 회장은 5월 포스코그룹 전 계열사 대표의 사표를 받으며 비상경영쇄신위를 꾸렸다. 권 회장은 실추된 기업이미지를 회복하고 실적개선과 구조조정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당시 비상경영쇄신위원회는 구조조정, 책임경영, 인사혁신, 거래관행, 윤리의식 등 5개 분과위로 나눠 경영 쇄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당초 검찰수사가 종료되는 시점에 수사결과를 반영한 쇄신안을 내놓으려 했지만 검찰수사가 길어지면서 쇄신안 발표도 미뤄지게 됐다.
이러다보니 포스코 안팎에서 나쁜 결과가 나오더라도 차라리 빨리 결론을 내는 게 낫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포스코의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2분기 연결기준으로 약 7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감소하고 시장전망치 평균보다 13% 이상 적다.
권 회장이 단기간에 포스코의 경영실적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 포스코가 올해 4분기나 돼야 경영실적을 개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철강업황이 올해 말에나 회복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