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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이 권력, 기업 평판관리가 최대의 리스크 관리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5-07-07 12: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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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평판을 구축하는 데 20년이 걸리지만 그것을 망치는 데 5분이면 충분하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말이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평판관리가 시급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여론이 권력, 기업 평판관리가 최대의 리스크 관리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컨설팅기업 딜로이트는 최근 한 연구를 통해 “평판에 대한 피해는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중대한 전략적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수십 년 이상 견고하게 자리를 지켜온 대기업도 평판 앞에서 한순간 무너지기 쉽다는 의미다.

평판관리를 잘못한 데 따른 손실은 당장의 이미지 하락에 그치지 않고 판매감소, 주가하락 등 실질적 손해로 이어진다.

제품 등에 큰 하자가 없는데도 초기 평판관리에 실패에 나락에 빠진 기업도 여러 곳 찾을 수 있다.

◆ 평판관리에 실패해 위기자초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의 빅3으로 불리는 자동차회사 GM(제너럴모터스)과 포드, 크라이슬러의 최고경영자들은 정부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워싱턴DC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회사 전용기를 타고 갔다는 점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호화로운 전용기를 이용했다는 점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들이 공항에서 줄을 서는 등 일반인과 같은 절차를 밟을 경우 오히려 회사가 위급한 상황에서 시간이 낭비되는 비효율이 따른다. 하지만 이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기업에 대한 평판은 효용과 비용 등 실질적 득실과 무관하게 사소한 것에서 어긋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0년 몇몇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팸퍼스의 신형 기저귀 ‘드라이 맥스’의 품질에 대해 불평하는 글을 올렸다. 그 뒤 많은 사람들이 그 의견에 동조하면서 집단소송으로까지 이어졌다.

조사결과 기저귀의 품질에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지만 회사는 돌이킬 수 없는 이미지 손상을 입었다.

◆ 여론, 옳고 그른지 따지지 말아야

평판관리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요즘은 여론이 곧 권력이라는 말도 나온다.

2014년 딜로이트와 포브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임원 87%가 여러 전략 리스크 가운데 평판 리스크가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여론이 권력, 기업 평판관리가 최대의 리스크 관리  
▲ 김충호 현대차 사장.
세계경제포럼의 2012년 연구에서도 평균적으로 기업 시장가치의 25% 이상이 기업의 평판에서 나온다고 평가했다.

최근 SNS의 발달로 방대한 정보가 걸러지지 않고 오가면서 평판관리는 더욱 중요하게 떠올랐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어느새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일이 많아진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그동안 온라인상에서 계속 제기되던 '현대차가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에 적용하는 자동차강판이 다르기 때문에 수출용이 훨씬 튼튼하다'는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들은 사실이 아닌 만큼 대처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대차가 대응 시점을 놓치면서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현대차의 내수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평판관리에 있어 선제적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평소 긍정적 평판을 구축해 놓으면 간혹 부정적인 일에 휘말리더라도 곧바로 타격을 입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악성소문을 믿지 않거나 기업이 해명하고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반면 평판이 좋지 않은 기업은 부정적인 일에 연루된 사실이 알려지는 즉시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크다. 혹은 그럴 것이라고 의심받고 미리 여론의 비난을 받게 된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기업이 돈만 잘 벌면 되던 시대는 갔다”며 “기업으로서 평판관리에 관한 한 옳은지 그른지 따지기에 앞서 현실을 받아들이고 대처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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