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상장 이후 주가 안정화 등을 위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정 수석부회장이 보유한 현대오토에버 주식의 매매가 금지돼 있었는데 6개월 만에 해제되는 것이다.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는 주식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정 수석부회장이 보유한 현대오토에버 지분 1599만 주(76.1%)다.
정 수석부회장 지분만 따지면 9.6%다.
시장의 관심은 정 수석부회장이 앞으로 현대오토에버 잔여지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쏠려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산업무를 담당하는 시스템통합(SI) 관련 계열사로 정 수석부회장의 개인 지분이 많아 승계의 자금줄로 활용될 가능성이 큰 회사로 꼽혔다.
현대오토에버 상장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보유지분의 절반을 매각해 900억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잔여지분을 매각해도 현대오토에버의 경영권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현대오토에버 지분이 3분의 2가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수석부회장이 잔여지분 매각에 서두를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대차그룹 안팎의 상황을 볼 때 당장 정 수석부회장이 현금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낮기 때문이다.
현대오토에버가 지난해 말부터 상장을 추진할 때만 해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기업공개라는 해석이 나왔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면서 정 수석부회장이 지분도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현대오토에버가 자금줄 역할을 맡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현재 현대차그룹이 사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우선하며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 개편작업을 미루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오토에버 지분을 현금화할 이유가 적어진다.
현대오토에버 지분가치가 상장 초기보다 크게 줄었다는 점도 잔여지분 매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오토에버가 코스피에 처음 상장된 3월 말만 해도 현대오토에버의 주식은 1주당 9만4500원까지 올라갔다. 공모가인 4만8천 원보다 2배나 높았다.
하지만 현대오토에버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여 8월 4만65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26일 기준 현대오토에버 주가는 5만6천 원이다.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상장 초기와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될 때를 기다릴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27일 기준 증권가들의 현대오토에버 목표주가 전망치 평균은 6만7천 원이다.
최진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 유일한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이라며 “현대차그룹이 5년 동안 IT와 관련한 5대 신사업에 23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는 점에서 현대오토에버의 실적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