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이날부터 틱톡 고화질서비스를 독점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한 것은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한 ‘신세대 콘텐츠’ 강화의 일환으로 보인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틱톡은 중국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인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동영상 플랫폼이다. 30대 이상에는 생소한 앱이지만 10대와 20대 사이에서는 이미 유튜브의 인기를 넘어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영향력이 크다.
BBC는 최근 ‘틱톡이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당신이 35세 이상이라면 이 애플리케이션을 들어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이 애플리케이션은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내려받기됐으며 5억 명이 넘는 사람이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K텔레콤은 틱톡 고화질서비스 외에도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내놓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K텔레콤이 8월 내놓았던 증강현실(AR) 콘텐츠 ‘AR동물원’ 역시 젊은 세대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이를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할 ‘인증샷’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문화를 잘 파악한 덕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0'브랜드를 이용해 올해 7월과 8월 1020 고객에게 웹툰, 게임 등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무한재미 0주행'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 가운데서도 특히 ‘0순위 여행’ 콘텐츠는 여행을 직접 다녀온 고객들 뿐 아니라 이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시한 영상, 사진 등을 본 다른 고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0'은 SK텔레콤이 지난해 새로 내놓은 1020 컬쳐브랜드다.
SK텔레콤이 젊은층을 겨냥한 콘텐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통신사에게 ‘엔트리 고객’ 확보의 중요성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번호이동이 줄어들고 기기변경이 늘어나는 등 고객들이 사용하던 통신사를 계속 사용하려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처음으로 통신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하는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통신사들에게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업계에서 ‘엔트리 자동차’가 갖는 이미지가 매우 중요하듯이 통신업계에서도 고객이 주체적 소비자로서 처음 사용하게 되는 통신사의 이미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처음으로 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젊은 고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면 장기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이후에도 다시 첫 통신사로 돌아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1020세대가 통신사 마케팅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다는 것 역시 SK텔레콤이 1020세대에게 집중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젊은 세대는 일반적으로 나이든 세대보다 트렌드 변화나 새로운 기술에 민감하다. 문화 트렌드가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젊은 세대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통신사가 새로운 변화를 미리 알아채고 대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0대와 20대 고객들은 고가 요금제, 고액 부가 서비스 사용 등 실질적 매출 기여도는 자금력을 갖춘 30대 이상의 고객들보다 낮지만 통신사의 이미지 측면에서는 매우 중요한 고객”이라며 “특히 젊은 세대들은 새 콘텐츠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고 피드백도 빠르기 때문에 통신사의 전체적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