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승조 충청남도지사가 17일 보령시 방문 일정 중 자동차단지에 들러 스포츠카를 시승하기 전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충청남도> |
양승조 충청남도지사가 자동차산업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튜닝산업의 선점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출고 자동차와 다르게 고치는 것의 대부분을 불법개조로 판단하고 단속했으나 최근 '자동차 튜닝'을 새로운 산업분야의 하나로 인식하면서 자동차 튜닝규제를 완화했다.
충청남도는 이같은 정부 정책의 변화에 따라 보령시에 자동차 튜닝산업 생태계 조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9일 자동차 업계와 충청남도에 따르면 자동차 튜닝산업은 2015년 3조4천억 원 규모에서 연평균 4.18%씩 성장해 내년에는 4조2천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튜닝은 자동차의 성능을 향상하거나 외관을 꾸미기 위해 구조 및 장치를 바꾸거나 장치를 추가하는 것을 말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세계 튜닝시장의 규모는 미국 39조 원, 독일 26조 원, 일본 16조 원 등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이제 활성화가 시작되는 국내 자동차 튜닝산업은 성장할 가능성이 큰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양 지사는 본격적으로 시장이 확대될 튜닝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나섰다.
양 지사는 17일 보령시를 방문해 보령시, 아주자동차대학교와 함께 ‘자동차 튜닝산업 생태계 조성사업 추진’ 정책협약을 맺었다.
블루오션이 될 자동차 튜닝산업 육성을 통해 보령시를 자동차 특화산업 거점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충청남도와 보령시, 아주자동차대학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 동안 보령시 주포면 관산리 일원에 230억 원을 투입해 △부품산업 육성 △연구개발 지원 △튜닝지원센터 및 특화산업단지 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 지사는 “경기침체 장기화와 일본의 무역보복에 따른 충남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보령을 자동차 튜닝산업의 전초기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보령에 한국 유일의 자동차 전문대학이 있고 자동차 관련 제조업 17곳에 1600여 명이 종사하고 있어 자동차 튜닝산업 육성을 위한 토대가 마련돼 있다고 본다.
보령지역 자동차 관련 제조 기업에서도 기계부품 가공 및 설계 등 튜닝 산업에 적극 동참할 뜻을 보이고 있어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한 추진동력이 확보된 것으로 평가된다.
양 지사가 자동차 튜닝산업 육성에 뛰어든 것은 정부의 규제완화로 튜닝산업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그동안 자동차 튜닝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수많은 관련 규제로 튜닝시장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토교통부가 2013년 규제혁신 차원에서 ‘튜닝시장 활성화방안’을 내놨지만 튜닝관 관련한 규제와 단속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레저활동 증가로 캠핑카 수요가 늘어나면서 정부도 자동차 튜닝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8월8일 국정현안 점검조정회의에서 ‘자동차 튜닝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튜닝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해 튜닝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승용차나 화물차도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이에 따라 9인승 스타렉스나 카니발을 캠핑카로 개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소방차 방역차 등을 화물차나 캠핑카로 개조해 사용하는 것도 허용된다.
올해 3월 기준 캠핑카는 모두 2만892대다. 5년 전과 비교하면 5배가량 늘어났고 이 가운데 튜닝 캠핑카는 전체의 약 30%를 차지한다.
전조등, 보조범퍼, 루프톱 텐트 등은 튜닝 승인과 검사가 면제되고 내연기관이 장착된 ‘클래식 카’를 전기차로 개조하거나 수제 스포츠카를 생산하는 것도 쉽게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자동차 튜닝 산업은 우리 청년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꽤 오래 전부터 주목됐다”며 “그러나 지나친 규제가 튜닝의 발전을 가로막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