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옛 도심에 트램을 도입해 촘촘한 철도망을 구축하고 도심 균형발전을 꾀한다.
다만 예산 마련이나 기존 도로에 레일을 놓아 교통정체가 심해질 수 있다는 점 등은 풀어야할 문제로 남아있다.
11일 인천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도심 균형발전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의 연계교통망으로서 트램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트램은 도로에 깔아놓은 레일 위를 주행하는 노면전차다. 전기로 움직여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해외에서는 보편적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곳이 많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여러 지자체에서 도입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다.
한국교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50여 개 나라에서 약 350개 노선의 트램을 운행하고 있다.
박 시장은 최근 ‘2030 미래이음 인천 교통플랜’ 발표를 통해 인천의 교통 분야 비전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도심과 옛 도심 사이 균형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트램 추진을 내놨다.
계양구 작전역에서 서구 루원시티를 연결하는 것과 미추홀구 도화동에서 수인선 인하대역까지 가는 것 등 트램 노선계획도 구상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에서 소외된 지역을 트램으로 연결해 촘촘한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인천지역 기초지자체나 정치권에서도 지역에 트램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인천 부평구갑)은 8월23일 당정협의회에서 “부평미군기지 주변의 군용철도를 없애지 말고 트램으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정민 옹진군수도 6일 지역신문 기고를 통해 “트램 설치를 한시라도 서둘러 쇠락을 거듭하고 있는 연안부두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나 서울7호선 청라 연장선 사업 등이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착공이 가시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시장이 트램에 주목한 것은 건설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트램 건설비용은 km당 200억 원가량으로 추산돼 다른 철도교통인 경전철의 3분의1, 지하철의 8분의1 수준으로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지하철 건설이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해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사업 추진이 비교적 쉽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사업이나 서울7호선 청라 연장사업은 사업 추진부터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 통과까지 10여 년이 걸렸다.
다만 트램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트램을 건설하는 비용은 지하철이나 경전철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일 뿐 전체 예산은 만만치 않은 규모다.
기존의 인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라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구간에 놓일 ‘인트램(22.28km)’만 해도 전체 사업비가 5440억 원으로 전망된다.
인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전체 트램 노선 57.58km 구간의 사업비는 1조6천여억 원에 이른다.
기존 트램 계획에 박 시장이 새롭게 내놓은 트램까지 고려하면 인천시가 마련해야 하는 예산은 더욱 늘어난다.
또 교통 정체가 많은 도로 환경에서 도로의 일부에 트램노선을 깔고 다른 차량들과 공존을 이뤄야 한다는 점도 쉽지 않다.
트램 노선과 버스 노선, 자동차 통행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새로운 교통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트램 도입을 추진하던 창원시, 전주시, 울산시 등은 사회적 합의 실패로 트램 도입을 포기 또는 중단하거나 장기 과제로 넘기기도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GTX-B노선과 맞물린 트램 도입은 내년 4월경은 돼야 구체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