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유화는 그동안 에틸렌 20만 톤, 벤젠 18만 톤을 외부에 판매해왔다. 그런데 스티렌모노머 생산설비가 완공되면 에틸렌 20만 톤 가운데 8만 톤을 자체적으로 소비하고 벤젠은 전량 자가소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나프타보다 저렴한 에탄을 통해 에틸렌을 만드는 에탄 분해설비(ECC)들이, 중국에서 에틸렌과 벤젠을 생산하는 나프타 분해설비들이 잇따라 가동되고 있다. 이에 에틸렌과 벤젠은 공급과잉 추세가 이어지며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플래츠(Platts)에 따르면 9월 첫째 주(2일~6일) 에틸렌은 톤당 810달러, 벤젠은 톤당 702달러에 거래됐다. 1년 전보다 가격이 각각 38.2%, 20% 떨어졌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의 생산설비들은 앞으로도 추가 가동계획이 이어지고 있어 이들 제품의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만 702만 톤 규모의 에탄 분해설비가 가동을 앞두고 있다.
중국에서는 나프타 분해설비와 에탄 분해설비를 합쳐 2023년까지 모두 800만 톤의 설비 가동계획이 잡혀 있다.
대한유화는 에틸렌과 벤젠의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 속에서 자가소비 비중을 늘려 성장전망이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긍정적 계열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대한유화가 스티렌모노머 생산설비를 통해 최대 20%에 이르는 영업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대한유화 관계자는 “이번 스티렌모노머 생산설비 투자는 화학사업을 다각화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동안 외부에 판매해왔던 제품들을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전환해 판매하겠다는 의도도 담겨있다”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