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
삼성전자가 차세대 TV 주력제품은 어떤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게 될까.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퀀텀닷(QD) 올레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반면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마이크로LED가 차세대 TV시장의 최종 승리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의 디스플레이 사업방향을 놓고 앞으로 치열한 내부 경쟁이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방향을 놓고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올레드,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점찍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하고 있는 퀀텀닷올레드 기술은 청색 올레드를 발광원으로 하고 그 위에 색상을 구현하기 위한 색채필터와 적색과 녹색 퀀텀닷 재료를 올려 색재현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는 폭이 100㎛ 이하인 초소형 LED칩 자체를 적색, 녹색, 청색 발광 소자로 사용한다.
LCD시장이 쇠퇴하는 가운데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로 완전히 넘어가기 위해 무엇을 주력으로 삼을지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LCD패널에 퀀텀닷 필름을 추가한 QLED를 TV 주력제품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와 관련해서는 마이크로LED를 여러 차례 들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대형 패널사업에서 퀀텀닷올레드를 검토 중인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각종 전시회와 기자회견을 통해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으로 마이크로LED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언급했다”고 말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은 6일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19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다음 TV시장의 주력 제품을 마이크로LED TV로 제시했다.
그는 “마이크로LED는 자발광(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의 최종 솔루션이 될 것”이라며 “마이크로LED TV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기술 연구와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퀀텀닷올레드와 관련해서는 “관여하는 분야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4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퀀텀닷올레드를 놓고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연구개발 차원에서 하고 있다”며 제품을 만들 계획이 없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반면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퀀텀닷올레드에 전력을 쏟고 있다. 그는 2018년 3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를 맡은 뒤 LCD사업 투자를 멈추고 올레드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중이다.
이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퀀텀닷올레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니 잘 될 것이라는 뜻을 나타냈다. 또한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이후 최초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LCD업황 악화에 대응하고 퀀텀닷올레드 투자여력을 확보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8월26일 삼성디스플레이를 방문해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며 이 사장의 행보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삼성전자는 차세대 TV 디스플레이로 퀀텀닷올레드와 마이크로LED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LED는 현존하는 다른 디스플레이에 비해 밝기, 명함 대비, 에너지 효율성, 응답시간 등 큰 진전을 보인 기술”이라면서도 “복잡한 제조공장과 대량 전사 기술의 어려움으로 아직까지 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대량 양산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퀀텀닷올레드는 4분기부터 양산 설비투자가 시작돼 2020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2021년이면 퀀텀닷올레드TV 패널이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디스플레이 전략을 이끄는
이동훈 사장과
한종희 사장에게도 관심이 모인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2017년 삼성그룹 연말인사에서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해 각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은 고려대 영문학과 출신으로 주로 영업과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다. 1985년 삼성전관(현 삼성SDI)에 입사한 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전략마케팅실장,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사업부장을 거쳤다.
한 사장은 인하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줄곧 TV 신제품 연구부서에서 일했다.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3랩장, 개발2그룹장, 상품개발팀장, 개발팀장 등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