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이 이번에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국내 전선업계 2위인 대한전선 매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선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국내 3대 사모펀드 가운데 IMM프라이빗에쿼티가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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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용 대한전선 대표 |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이 3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대한전선의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29일 거래소 조회공시에서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을 통해 협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답변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대한전선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과 경영권 인수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IMM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대한전선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전선이 IMM을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대한전선의 매각주관사는 하나대투증권과 JP모건이다.
대한전선이 발행하는 신주는 3천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전선의 시가총액은 2천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 IMM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모두 인수하면 대한전선 지분율이 70%가 넘어 최대주주가 된다.
대한전선이 유상증자를 마치면 순차입금 규모가 7천억 원 수준에서 4천억 원으로 줄어든다. 대한전선 부채비율도 500%에서 25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IMM은 대한전선이 국내 2위 전선업체인 데다 초고압 전력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해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IMM이 대한전선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대한전선은 2012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구조조정을 실시한 지 3년여 만에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하게 된다.
하나은행은 이번 주 안으로 IMM에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채권단회의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선 채권단은 KDB산업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이다.
채권단은 당장 지분을 매각하는 것보다 IMM에게 경영권을 넘긴 뒤 대한전선이 정상화하면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지난해 11월 대한전선 지분에 대한 입찰을 실시했지만 유찰됐다. 당시 단독 입찰한 한앤컴퍼니와 가격에 대한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IMM은 국내 3대 사모펀드 운용사다. 2006년 설립됐으며 운용자금 규모는 2조 원 안팎이다.
IMM은 지난 5월 한국 1위 골판지 포장재업체인 태림포장공업 지분 59%를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다. 2013년 커피 전문점 할리스F&B 지분 60%를 인수한 뒤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고 있다.
IMM은 동양시멘트 예비입찰에도 참여했지만 지난 29일 인수적격후보에서 탈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