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계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총자산 100억 원이 넘는 대형 대부회사는 늘어난 반면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대부업자는 줄었다.
3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산 100억 원 이상의 대형 대부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65곳이 영업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실태조사를 시작한 2008년 3월 이후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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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대부업 브랜드 '러시앤캐시' 광고. |
대형 대부회사는 2008년 37개로 시작해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형 대부회사들이 보유한 대부잔액도 9조9천억 원에 이른다. 이들이 대부업계 전체 잔액 11조6천억 원 가운데 89%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앤캐시를 비롯한 총자산 상위 10개 대부회사들은 지난해 방송광고비로 924억 원을 사용했다.
이들은 적극적 영업에 힘입어 지난해 말 대부잔액이 6조6679억 원으로 늘었다. 2013년보다 1조 원 가까이 잔액이 증가했다.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대부업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7016곳이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보다 7.9% 줄었다.
이에 따라 금융위에 등록된 대부회사도 8694개로 줄었다. 2013년 9326개보다 약 6.8% 감소했다.
김기한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대형 대부회사들이 적극적 광고전략을 시행해 전반적으로 대부업 잔액이 증가했다”며 “총자산 100억 원 이하인 개인 영세 대부회사들이 줄면서 대부업의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대부업 최고금리가 인하되면서 평균 대부금리가 연 29.8%로 낮아진 것도 재정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개인 대부업자가 줄어든 데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대부회사를 이용한 고객은 약 249만3천 명으로 나타났다. 2013년보다 0.3% 증가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고객 1명이 대출한 평균 금액은 448만 원으로 늘었다. 2013년 403만 원보다 11.1% 증가했다.
대부금을 빌린 사람들 가운데 48.3%가 차입금을 생활비로 사용했다. 사업자금(31.4%)과 다른 대출금 상환(6.2%)이 뒤를 이었다.
대부회사 고객들은 신용등급 7~10등급으로 신용이 낮은 사람이 전체의 77.1%였다. 중간단계인 4~6등급이 22.9%를 차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