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오픈뱅킹(공동결제시스템) 도입에 대비해 핀테크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29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핀테크기업에 다양한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금융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을 지원하고 핀테크기업이 개발한 금융서비스를 NH농협은행의 모바일 플랫폼에 적용하는 방향으로 오픈뱅킹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 이대훈 NH농협은행장.
API는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프로그래밍 기술 없이도 원하는 응용프로그램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핀테크기업은 오픈API를 활용해 개인 대상 서비스(개인재무관리, 회비관리 등), 기업 대상 서비스(전사적 자원관리, 환불관리 등), 공공기관 대상 서비스(세입·세출 관리, 입찰보증금 납부·반환 서비스 등) 등을 개발할 수 있다.
핀테크 전문기업인 더치트, 쿠노소프트, 웨이브스트링, SK플래닛 등이 NH농협은행 오픈API를 적용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간편결제, 간편수납, 기업자금관리, 금융조회, 가상계좌 등 다양한 API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NH오픈API플랫폼 운영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NH오픈API플랫폼은 NH농협은행이 보유한 금융API를 핀테크서비스 영역에 활용해 핀테크기업이 쉽고 빠르게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금융 플랫폼이다. NH농협은행은 2015년 은행권 최초로 NH오픈API플랫폼을 구축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NH오픈API플랫폼 운영방식을 개선하고자 다양한 금융정보API 제공, 간편결제 API모듈, 지급결제서비스의 합리적 가격정책 시행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이 API를 공개하고 핀테크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오픈뱅킹 도입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픈뱅킹은 핀테크 기업 등 제3자가 오픈API를 통해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의 금융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10월 시범적으로 도입되고 12월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거래하는 은행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다른 은행, 핀테크 기업 애플리케이션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 모든 은행계좌를 등록해 결제, 송금, 이체를 할 수 있게 바뀌는 것이다.
고객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기 때문에 은행들 사이에서 새 금융서비스를 발굴하는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애플리케이션에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이용자 이탈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은 자체적으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개발하는 동시에 핀테크기업에서 개발한 금융서비스를 NH농협은행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기 위해 핀테크기업과 협력을 늘려가고 있다.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핀테크 기업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이유로 꼽힌다.
고객들이 핀테크기업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간편결제, 출금 등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오픈API를 제공한 NH농협은행은 거래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핀테크기업에 API 141개를 제공하고 있다. 2019년 6월 말 기준으로 거래건수 1500만 건, 거래금액 1조3320억 원을 넘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NH농협은행 금융서비스와 결합해 핀테크기업에는 성장의 기회를, 고객들에게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오픈뱅킹 도입에 대비해 NH오픈API플랫폼을 중심으로 디지털금융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