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 사장이 공유차량시대에는 배터리 가격보다 수명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사장은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NE리서치가 주최한 KABC(Korea Advanced Battery Conference) 2019에서 전기차 배터리의 개발 방향을 주제로 강연했다.
자동차를 공유하는 시대가 되면 배터리 개발방향도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금까지 사람들은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내연기관차의 엔진을 대체하는 개념으로 보면서 가솔린 엔진보다 더 싼 배터리를 만들라고 요구했는데 이런 패러다임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일반소비자들이 차를 살 필요가 없으면 필요할 때마다 차를 다시 충전하는게 아니라 갈아타면 된다”며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할 때 한 번 충전으로 400Km를 가면 부산을 다 못가지만 대구에서 준비된 공유차량을 갈아타면 된다”고 예를 들었다.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면 전기자동차를 지금의 1/7 가격으로 누구나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게 돼 에너지밀도를 높여 가격을 낮추는 것보다 배터리 수명을 길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고 봤다.
전기차 완성차업체는 현재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전기차가 대중화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전기차 가격이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비싸다는 점이 꼽히는데 전기차의 가격 중 배터리 가격이 4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시대가 오면서 공유차시장이 맞물려 커지면 전기차가 주는 가치가 더 커지면서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사장은 “사람들이 구형 스마트폰을 쓰다가 2배 이상 비싼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도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며 “전기자동차도 앞으로 내연기관차가 주는 것보다 더 큰 가치를 계속 만들면 소비자들은 돈을 지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배터리 생산비용 절감과 관련해 “현재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은 가격대가 점차 낮아지는 반면 양극재 가격비중은 가장 높다”며 “원료 공급체인에서 재료비 외에도 가공비를 낮춰 배터리 가격을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차세대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전지를 놓고 “회사에서도 전고체 전지를 연구하고 있지만 가격대가 높아 시장이 쉽게 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