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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사장(왼쪽)과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이 신형 K5를 선보이고 있다.<뉴시스> |
기아자동차가 신형 K5를 내놓으면서 선보인 ‘두 개의 얼굴, 일곱 가지 심장’이라는 ‘무지개 전략'이 효과를 거둘까?
기아차는 신형 K5로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디자인과 엔진, 색상의 조합에 따라 소비자들이 수십 개의 모델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전략은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주로 쓰는 전략이다. 신차를 개발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생산과 재고관리가 복잡해진다는 단점도 있다.
25일 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는 오는 7월 중순 신형 K5를 내놓으면서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신형 K5는 외형 디자인부터 K5 MX(모던 익스트림)와 K5 SX(스포티 익스트림) 두 종류로 나뉜다. K5 MX는 도회적 이미지와 세련미를, K5 SX는 역동적 이미지를 극대화했다고 기아차는 설명한다.
엔진은 모두 7가지를 선보인다.
7월 먼저 5종의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 출시된다. 이어 올해 4분기와 내년 초 각각 하이브리드 모델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출시된다.
7월 출시되는 엔진 5종은 2.0 가솔린, 2.0 터보, 1.6 터보, 1.7 디젤, 2.0 LPI엔진이다.
기아차는 하이브리드 모델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로 연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잡고 디젤 모델로 수입차의 공세도 막으려 한다.
강력한 동력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엔진에 들어가는 공기를 압축시켜 폭발력을 높인 터보 모델도 출시한다.
차량 색상도 기존 4종에서 6종으로 늘어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늘렸다.
기아차는 이처럼 신차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해 국내지점과 대리점에 배포하는 사전계약 관련 자료도 종전의 2배가 넘는 5쪽으로 분량을 늘렸다.
한 차종에서 다양한 엔진을 선보이는 전략은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등 수입차업체들이 주로 추구하는 전략이다.
특히 해치백의 교과서라 불리는 폴크스바겐의 골프는 출시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시대와 기술에 따라 다양한 엔진을 선보이며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모델로 꼽히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쏘나타를 통해 엔진을 다양화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LF쏘나타는 지난 5월 8770여 대 팔리며 국산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됐다. 이 가운데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1260여 대가 팔리며 쏘나타의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쏘나타 2.0 터보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LF쏘나타의 LPI 모델이 출시된 뒤에도 쏘나타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기아차의 이런 전략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선택지가 너무 다양할 경우 오히려 만족도가 떨어지거나 구매를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 모델 종류가 많으면 부품수급이나 생산, 영업, 재고관리, 마케팅 등 전반적으로 경영활동이 복잡해지고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산량 예측도 쉽지 않다. 다양한 모델의 수요를 파악하는 것도 어려울 뿐 아니라 수요가 많으면 공급에 난항이 생기고 적으면 재고로 쌓인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한 차종에 다양한 엔진을 적용하는 방식이 신형모델을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