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가 금융 관련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분주하다.
두 회사는 통신업을 통해 확보한 두터운 고객층과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금융회사들과 협업을 늘리며 금융 관련 사업에서 존재감을 키워 나가고 있다.
▲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두터운 고객층과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금융회사들과 협업하며 금융업에서 존재감을 키워 나가고 있다. |
25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와 금융회사가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선보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통신사는 다양한 고객들의 통신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고 정보통신 관련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는 금융업에 진출하기 위한 경쟁력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금융회사 역시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통신사와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안전하고 비용이 덜 든다는 점에서 통신사들과 협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국내 통신사들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세계적 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는 흐름에 발맞춰 다양한 금융회사들과 협력을 통해 금융업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 가운데는 SK텔레콤이 금융 관련 사업 확장에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245억 원, 255억 원을 각각 출자해 핀크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핀크는 SK텔레콤(49%)과 하나금융그룹(51%)의 합작법인으로 2017년 9월 출범했다.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만든 생활금융플랫폼이다.
핀크는 이번 자금확충을 통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집중해 모바일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진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은 7월 핀크의 대표이사로 SK텔레콤과 하나카드에서 디지털사업을 이끌었던 권영탁 사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SK텔레콤 출신이 핀크의 신임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은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 대표는 "통신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와 대출 중개 모델 등 혁신적 서비스를 통해 핀크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고객 요구와 핀테크 트렌드를 결합해 핀크 하나만으로도 알차고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5월 핀크, DGB대구은행과 함께 'T하이파이브(T hig5) 적금'을 내놔 출시 40일 에 가입자 5만 명을 끌어모으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상품은 SK텔레콤 고객에게 우대금리 제공해 최대 연 5%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SK텔레콤과 금융회사가 시너지를 낸 대표적 상품으로 꼽힌다.
접근성이 좋은 모바일 잠금화면서비스 '캐시슬라이드'를 활용해 T하이파이브 적금과 관련된 퀴즈의 정답을 맞추는 고객들에게 캐시를 적립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쟁회사인 KT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실질적 최대주주를 맡고 있다.
KT(10%)는 보통주 지분율로 우리은행(13.79%)에 이은 케이뱅크의 2대주주에 올라있지만 전환주를 포함한 지분율은 19.79%로 우리은행(14.84%)보다 높다.
케이뱅크는 로밍 이용횟수, 단말기 납부금액 등 통신데이터를 활용한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구축하며 KT와 시너지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KT의 케이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됨에 따라 KT가 지분을 확대해 통신업과 금융업의 시너지를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은 불투명해졌다.
케이뱅크를 통해 영향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KT는 다른 금융회사와 협력하는 방안들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는 최근 BNK부산은행과 디지털금융 서비스모델을 만들기 위한 협약을 맺었다.
KT는 클라우드, 블록체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분야 핵심기술을 BNK부산은행의 금융 플랫폼에 접목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공동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디지털금융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SK텔레콤과 KT가 통신과 금융업의 시너지 확대에 집중하면서 LG유플러스도 이와 유사한 행보를 보일지도 시선이 몰리고 있다.
다만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금융사업과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