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이 대규모 시설투자를 벌인 싱가프로의 새 낸드플래시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반도체 공급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메모리반도체 투자경쟁이 재개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16일 스트레이트타임스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싱가포르에 새로 건설한 반도체공장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의 싱가포르 반도체공장은 3D낸드 공정을 적용한 낸드플래시를 생산한다.
마이크론은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공급과잉으로 업황 악화가 지속되자 올해 낸드플래시 생산을 예정보다 크게 축소하는 감산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낸드플래시 수요가 빠르게 반등할 조짐을 보이자 새 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공급물량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크론은 지금까지 싱가포르 반도체공장에 약 150억 달러(18조2천억 원)을 투자했고 새 공장에도 수조 원대의 시설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을 겨냥한 일본의 반도체소재 수출규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이 낸드플래시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떠오른 점도 마이크론의 생산 확대를 이끈 배경으로 분석된다.
마이크론은 싱가포르의 새 반도체공장을 놓고 시설투자 축소계획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규모 생산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투자를 축소하는 사이 마이크론이 공격적으로 생산을 확대한다면 한국의 메모리반도체시장 점유율은 지금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론의 낸드플래시 생산 확대가 반도체 공급과잉 완화속도를 늦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반도체기업 실적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도시바메모리와 웨스턴디지털도 최근 공장 정전사태의 차질을 극복하고 생산을 정상화했다고 밝힌 만큼 해외 반도체기업의 낸드플래시 공급물량은 당분간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