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는 오프라인 간편결제시장에서 카카오페이의 우위를 지킬 방안을 마련해 둔 것으로 보이지만 네이버페이가 포털검색 분야 등에서 지닌 강점을 살피면 격차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15일 핀테크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본사 인근에서 ‘테이블 오더’시스템을 실험하고 있다.
테이블 오더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문과 결제를 네이버페이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오프라인 간편결제의 한 방식으로 분류된다.
네이버페이는 3분기 안에 테이블 오더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네이버페이가 테이블 오더를 출시하면 오프라인 간편결제시장에서도 카카오페이와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셈이다.
그동안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간편결제시장에, 네이버페이는 온라인 간편결제시장에 주력하며 사업범위가 크게 겹치지 않았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네이버페이의 도전에도 당장은 크게 개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간편결제 가맹점을 20만 곳 이상 확보해뒀다. 1분기 결제액만 10조 원을 넘어섰을 정도로 오프라인 간편결제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류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모바일결제시스템 알리페이를 카카오페이와 완전 연동되도록 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정확한 연동일정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알리페이가 카카오페이의 주요주주라는 점을 살피면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의 연동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많다.
알리페이 이용자들은 1월부터 서울시 택시에서 알리페이를 이용해 QR결제를 할 수 있게 됐는데 여기에 카카오페이시스템이 연결돼 있기도 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알리페이 결제가 가능한 한국 오프라인 가맹점은 1분기 기준으로 3만8천여 곳이다.
카카오페이와 중복 가맹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와 연동되면 2만 곳가량의 가맹점을 한 번에 확보할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와 연동만으로 현재보다 10%나 많은 가맹점을 한번에 확보하며 네이버페이와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네이버페이가 막강한 포털 경쟁력의 네이버를 등에 업고 있다는 점에서 류 대표로서 안심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페이는 오프라인 간편결제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60만 곳에 이르는 자영업자와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용자들이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를 통해 자영업의 대다수를 이루는 식당 등을 검색하고 예약한 뒤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네이버페이가 테이블 오더처럼 식당 관련 오프라인 간편결제서비스를 가장 먼저 내놓은 것도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간편결제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로 풀이된다.
네이버페이가 대형 프랜차이즈 외식업체까지 오프라인 서비스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면 카카오페이가 오프라인 간편결제시장에서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선점효과를 무시할 수 없지만 네이버페이는 그동안 카카오페이가 오프라인 간편결제시장에서 경쟁해 온 상대와 체급이 다르다”며 “테이블 오더가 대형 프랜차이즈 외식업체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네이버페이가 카카오페이를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