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증권업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키움증권이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의 한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은행업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를 쉽게 놓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며 “이번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는 데 도전하는 것은 물론 만일 실패하더라도 NH투자증권이 보유한 케이뱅크의 지분을 노리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상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고배를 마신 뒤 아직까지 하반기에 다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뛰어들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키움증권이 2015년부터 인터넷전문은행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던 만큼 재도전에 나설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시 키움증권 사장을 맡았던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여러 인터뷰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 이후 키움증권은 은산분리의 벽에 가로막혀 잠시 관련 사업 추진을 중단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은행에 지분투자를 하는 등 줄곧 은행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키움증권이 설립 초기부터 '온라인 특화 증권사'를 내걸며 기술력에 기반한 증권사의 입지를 확고히 세워왔던 만큼 인터넷전문은행사업과 시너지효과를 낼 여지가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외에 뚜렷한 사업 다각화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의 끈을 놓치 않을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특히 이 사장은 키움증권 사장에 오른 뒤로 인터넷전문은행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키움증권은 올해 초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에 뛰어들었다가 탈락했고 하이자산운용·하이투자선물 인수전에서도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에 밀려 아쉽게 인수기회를 놓쳤다.
키움증권은 1분기 말 기준 개인 위탁매매사업에서 998억 원의 수익을 올려 전체 수익 가운데 46%의 비중을 차지했다. 증권사들이 보통 개인 위탁매매사업에서 평균 10~35% 수익비중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쏠림현상이 심한 편이다.
더욱이 하반기 주식시장 부진이 예상되면서 키움증권의 개인 위탁매매사업에 의존도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키움증권은 다른 증권사보다 자기자본(PI)투자부문에서 주식연계 투자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주식시장이 부진하면 실적 불확실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키움증권이 앞서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해 지적받았던 ‘사업혁신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금융위원회는 상반기 키움증권이 제출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안과 관련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요구하는 금융과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구현이나 혁신성이 충분히 제시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내부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와 관련해 사업추진을 하려는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예비인가를 다시 신청할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10월10일부터 15일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고 신청일부터 60일 안에 심사결과를 발표한다. 본인가 신청 이후 1개월 안에 최종 심사결과가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