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정제마진 상승과 화학설비 정상가동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에쓰오일은 올해 상반기에 정기보수비용과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이익 축소 등으로 적자를 보였다”면서도 “3분기에는 가솔린, 4분기에는 경유의 수요가 늘고 정제마진이 호전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쓰오일은 2019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2573억 원, 영업손실 905억 원을 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석유 수요가 크게 늘지 않은 반면 석유 공급과 재고는 늘면서 정유회사의 실적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이 하락했다.
2018년 1분기 배럴당 4.4달러 수준이던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올해 2분기 1달러까지 낮아졌다.
에쓰오일은 1분기부터 잔사유 고도화설비(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ODC)의 대규모 보수를 진행해 이익 감소폭이 더 컸다.
에쓰오일은 하반기 잔사유 고도화설비와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가 보수를 마치고 정상 가동에 들어간다. 원재료로 사용되는 벙커씨유가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도 에쓰오일 정유부문의 실적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해사기구는 2020년부터 선박연료유의 황함량 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규제를 시행한다. 이에 하반기부터 에쓰오일이 생산하는 가솔린 등 저유황유와 선박용 경유를 중심으로 정제마진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은 화학부문에서 파라자일렌의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가 지속 하락하고 있지만 벤젠 스프레드가 반등하며 수익성 감소분을 메꾸고 있다.
이 연구원은 “에쓰오일은 7조 원 규모로 알려진 2차 석유화학 투자의 최종 투자결정(FID)이 2021년으로 예정돼 있다”며 “당분간 설비투자 규모가 크지 않아 실적 개선과 함께 배당도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파악했다.
에쓰오일은 2019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 25조930억 원, 영업이익 803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1.4%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25.6%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