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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경영복귀 뒤 이라크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화그룹>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계열사 대표이사 물갈이를 통해 ‘젊은’ 한화그룹으로 탈바꿈을 끝냈다.
김 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삼성그룹의 방산과 화학계열사 인수를 결정하는 등 한화그룹 사업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에 발맞춰 김 회장 부재 당시 비상경영을 이끌었던 경영진들을 물러나게 하고 젊은피를 수혈하고 있다.
이런 인적쇄신은 한화그룹을 글로벌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김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12일 심경섭 한화 대표이사 사장을 한화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로 옮기고 최양수 한화 화약사업본부장을 화약부문 대표이사, 이태종 한화 방산사업본부장을 방산부문 대표이사로 발탁하는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한화그룹 서비스부문을 맡아 비상경영위원회의 한 축을 담당했던 홍원기(63) 부회장이 물러났고 심경섭(60) 사장이 그 자리를 채운 점이다.
심 사장이 맡고 있던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의 화약방산사업은 부문별 각자대표에게 맡겨졌다. 최양수(56) 본부장과 이태종(56) 본부장은 둘 다 전무급이지만 대표이사에 발탁됐다.
이날 인사에서 한화건설 대표이사도 이근포(63) 사장에서 최광호(58) 부사장으로 교체됐다. 이번 인사를 통해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의 경영진이 60대에서 50대로 훨씬 젊어졌다.
김 회장은 삼성그룹의 방산과 화학 계열사 인수를 계기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주요 계열사 대표를 젊은 피로 계속 교체해 왔다.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한 화학계열사인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 대표는 인수 태스크포스에서 화학부문 팀장이었던 김희철(50) 전 한화 부사장이 맡았다. 김 사장은 한화그룹 유화사업전략본부장을 겸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6월 인수를 끝내려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의 경우 신현우(51) 한화 부사장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 부사장은 심경섭 사장의 뒤를 이어 인수 태스크포스 방산부문 팀장을 맡고 있다. 신 부사장은 이달 말 열리는 삼성테크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김 회장이 한화그룹 경영 복귀 이후 인사와 이번 대표이사 인사를 분석해 보면 김 회장이 새롭게 구상한 한화그룹 경영진의 밑그림이 어느 정도 그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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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 |
김 회장 공백 중 한화그룹을 이끌었던 비상경영체제의 주요 경영진들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새로운 젊은 피로 한화그룹 계열사 경영진의 재배치를 끝낸 것이다.
한화그룹은 2013년 김 회장의 부재상황에서 경영을 꾸려가기 위해 비상경영위원회를 만들었다.
금융, 제조, 서비스 세 개 분야를 각각 김연배 한화생명 부회장, 홍기준 전 한화케미칼 부회장, 홍원기 전 한화호텔앤리조트 부회장이 나눠 맡고 최금암 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이 실무총괄위원으로 보좌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그해 4월 홍기준 전 부회장을 한화케미칼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하면서 경영진 물갈이를 시작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최금암 전 실장을 여천NCC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금춘수 전 한화차이나 사장을 경영기획실장으로 불러들였다. 금 사장은 김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기 전 경영기획실장을 역임한 김 회장의 측근이다.
김 회장은 이를 통해 비상경영체제를 끝내고 친정체제 구축에 나섰다. 이번 비상경영체제의 한 축을 담당한 홍원기 부회장마저 물러나면서 경영진 물갈이를 사실상 마감했다.
김 회장은 한화그룹의 ‘젊은’ 경영진들이 한화그룹을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을 기대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올해 내실을 기반으로 대통합의 기틀을 다지고 시너지를 확대하는 새로운 도약의 원년을 열 것”이라며 “그룹의 대 변혁기를 맞아 세계 속의 큰 한화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