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기준금리 인하로 자산운용부문에서 수익성 악화의 부담을 안게 됐다.
기준금리 인하로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부담까지 더해지며 이중고에 빠지게 됐다.
▲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
19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이 기준금리 인하로 자산운용을 통해 투자이익을 내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사 가운데 특히 한화생명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투자이익 감소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000년대 초반 높은 고정금리로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한 데다 국내채권을 중심으로 자산운용을 해왔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투자손실을 막기 위해 국내채권을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국내채권 금리도 하락한다.
국내채권 금리가 떨어지면 투자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운용자산이익률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한화생명은 1분기 기준으로 운용자산 가운데 41%를 국내채권에 투자하고 있으며 운용자산이익률은 3.3%에 불과하다. 업계 평균 3.64%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금리 인하로 운용자산이익률이 낮아지면 이차역마진도 증가할 수 있다. 이차역마진은 운용자산이익률이 보험계약(보험부채)에 부가된 예정이율보다 낮은 상태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가입자에게 주기로 약속한 이자보다 투자를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이 더 낮다는 뜻이다.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차역마진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험부채 부담 이자율을 낮춰야 하는 데 한화생명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한화생명이 높은 고정금리로 저축성 보험을 많이 판매했기 때문이다.
2019년 1분기 한화생명의 책임준비금을 살펴보면 고정금리 보험계약에 따른 책임준비금 비중 비중이 45.7%로 경쟁회사인 삼성생명(40%), 미래에셋생명(41.7%)보다 높다.
책임준비금 평균 부담금리도 4.63%로 삼성생명(4.44%), 미래에셋생명(3.84%)보다 높다.
한화생명은 기준금리가 내려가도 계속 높은 금리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영업이익 감소를 투자이익 증가로 견디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때문에 과거 고금리 저축형보험 계약 때문에 한화생명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는 만큼 운용자산이익률을 높이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운용자산 이익률이 낮아지면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비용도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투자하더라도 지급해야 하는 이자보다 많은 이익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
한화생명은 4일 5천억 원 규모의 국내 신종자본증권을 금리 3.69%로 발행했다.
기존 신종자본증권보다 낮은 금리에 발행했지만 역시 운용자산 이익률(3.3%)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화생명은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1조5천억 원가량 자본을 확보했다. 신종자본증권의 배당항목(이자비용)으로 191억 원가량을 지급했다.
한화생명은 부채 적정성평가제도에 따른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채 적정성평가제도는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평가해 부족액만큼 책임준비금(보험부채)으로 적립하는 제도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부험부채를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할인율이 낮아지면 미래 보험부채의 현재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보험회사는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