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헬릭스미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적응증으로 한 유전자 치료제 VM202의 글로벌 임상3상 결과가 10월경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VM202는 체내에서 간세포성장인자(HGF) 단백질을 대량 생산해 새로운 혈관을 생성하고 손상된 신경을 재생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헬릭스미스는 VM202를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이란 당뇨병 환자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말초 감각신경 합병증으로 초기에는 양쪽 발 혹은 양쪽 손이 저리거나 시리고 더 진행되면 감각이 둔해지게 되는 병이다. 당뇨병의 3대 합병증의 하나로 초기에 나타나며 발생빈도도 높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미국에서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 가운데 30~50%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앓고 있으며 매년 3~4조원 규모 진통제를 처방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진통제가 듣지 않는 환자도 많은 것을 고려하면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의 시장규모는 약 1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헬릭스미스가 계획대로 2020년 VM202를 상용화할 수 있다면 10조 원 시장을 선점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뷰포인트는 헬릭스미스가 VM202를 출시한다면 미국에서 매년 약 18조 원의 매출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VM202의 시장 점유율이 2026년경 4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상수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VM202의 전망이 밝은 이유는 현재 시판되는 치료제가 없다는 점과 높은 사망률로 인해 환자의 생활에 파괴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 당뇨병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헬릭스미스는 글로벌 제약회사와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이미 VM202 상용화를 위한 준비작업을 시작하며 임상3상 결과에 자신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VM202 시판허가 신청(BLA)을 준비하기 위한 ‘BLA 프랩’ 팀을 조직하고 이 팀의 총책임자로 신디 피셔 박사를 영입했다. 피셔 박사는 신약 시판허가 신청 절차 뿐아니라 패스트 트랙, 희귀질환치료제 등 다양한 부문의 인허가 과정도 경험한 전문가다.
다만 VM202의 임상3상 결과 발표가 미뤄지는 점을 놓고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VM202의 글로벌 임상3상 결과는 당초 올해 5월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안전성 확보를 위해 추적 관찰기간을 3개월 연장하기로 하면서 임상3상 결과가 10월 발표로 미뤄지자 VM202의 임상에 차질이 빚어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헬릭스미스가 5월 16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최근 주가 흐름은 매우 좋지 않다.
8일 헬릭스미스 주가는 17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3월14일 31만2074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44%나 떨어졌다.
김 대표는 올해가 헬릭스미스의 미래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VM202의 임상3상 결과에 따라 헬릭스미스의 기업가치가 완전히 달라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헬릭스미스는 현재 시가총액 2조8673억 원으로 코스닥 4위에 올라있지만 2018년 매출 53억 원을 거두는 데 그쳤고 순손실 305억 원을 내는 등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사실상 VM202 등 신약 후보물질의 가치가 헬릭스미스 기업가치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김 대표는 VM202 개발에 마지막 힘을 쏟기 위해 지난해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직을 내려놓고 회사경영에만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미국 의약품시장 진출을 앞두고 상표권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 3월 회사 이름을 20년 만에 바이로메드에서 헬릭스미스로 변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