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금융안정을 강조하며 금리동결을 지지하는 뜻을 보였다.
고 위원은 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금융안정이 바탕 돼야 지속적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은 많은 연구가 강조하고 있다”며 “통화정책을 수립할 때에도 금융안정과 관련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위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다양한 논문과 서적 등 연구결과를 인용해 금융발전에 따른 민간신용 증가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민간신용 증가가 일정 수준까지는 경제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경제성장에 해가 된다는 것이다.
고 위원은 “금융발전과 경제성장 사이에는 역 U자형 포물선 관계가 성립된다”며 “과도한 가계부문의 레버리지 상승이 금융위기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뒤 금융안정을 ‘비만’에 비유하면서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고 위원은 “부채가 성격상 우리 몸의 비만과 굉장히 비슷하다”며 “성인병 발병 전에 꾸준히 비만관리를 해야 하는 것처럼 가계부채 관리도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민간신용을 놓고는 “우리나라는 정부부문 부채가 다른 나라들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신용이 200%에 육박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매크로 레버리지비율은 230%를 넘어선다”고 바라봤다.
다만 금융안정 외에도 물가상승률 등 다양한 경제여건 변화에 맞춰 신축적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고 위원은 “통화정책은 어느 한 쪽만을 고려해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실물경제 상황과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이고 균형적으로 고려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긴축적 통화정책을 지지하는 매파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동결’ 의견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된다.
7월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