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샐러드가 보험업에 이어 카카오페이, 토스 등 핀테크 강자들이 선점한 간편송금시장에 도전함으로써 핀테크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이사.
3일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에 따르면 뱅크샐러드는 6월말 전자금융업자 등록을 마치고 간편송금, 간편결제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레이니스트 관계자는 “이른 시일 안에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을 세워뒀지만 정확한 출시일을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직 아니다”고 말했다.
35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한 뱅크샐러드가 가세하면 간편송금시장의 경쟁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간편송금시장은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양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간편송금시장은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각각 43%, 54%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뱅크샐러드는 간편송금시장에서 카카오페이, 토스와 정면대결을 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뱅크샐러드는 카카오페이(2300만 명), 토스(1100만 명)와 회원 규모의 차이가 아직 크기 때문에 두 회사의 틈새를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뱅크샐러드는 그동안 자산관리, 신용카드발행 등 상대적으로 핀테크업계가 주목하지 않았던 시장을 공략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핀테크업계의 한 관계자는 “뱅크샐러드가 자산관리에서 지닌 강점을 살려 수익성에 따른 투자방향을 고객에게 조언하고 이를 간편송금으로 연계하는 서비스 등을 출시할 수 있다”며 "뱅크샐러드가 특화된 서비스를 토대로 간편송금시장 점유율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레이니스트 관계자도 “카카오페이나 토스의 사업모델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새로운 형태의 간편송금서비스를 출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뱅크샐러드는 간편송금시장 진출로 카카오페이, 토스와 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샐러드는 6월말 필요할 때마다 가입과 해지를 할 수 있는 ‘스위치보험’을 내놓으며 핀테크보험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핀테크보험시장은 토스가 이미 미니보험 상품을 출시했고 카카오페이도 올해 안에 보험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힌 시장이긴 하지만 세 회사가 본격적 경쟁을 펼치는 곳이라고 보기엔 시장규모가 아직 작다.
하지만 간편송금시장은 핀테크업계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간편송금시장은 지난해 시장 규모가 30조 원에 이르렀다. 2016년부터 2년 동안 10배 넘게 규모가 커졌다.
간편송금은 서비스 자체로 수익이 나지는 않지만 이용자의 데이터를 모으고 향후 수익상품에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핀테크회사에게 가장 중요한 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간편송금시장에서 얼마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따라 핀테크업계를 앞으로 주도할 수 있을 지가 결정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가 카카오페이보다 떨어지는 플랫폼 영향력에도 핀테크업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간편송금 '1호' 회사로 확보해 둔 고객 데이터의 힘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 간편송금시장 점유율에 따라 핀테크업계의 주도권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