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의 차세대 항공기 B737-MAX 시리즈의 운항제한이 마무리되기는커녕 길어질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장.
28일 외신 등에 따르면 MAX 시리즈 항공기의 시뮬레이션 비행에서 추가적 소프트웨어 결함이 발견되면서 MAX의 운항제한이 세계적으로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전문가에 따르면 보잉은 MAX의 새로운 시스템 결함을 개선하는데 석 달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항공당국이 MAX의 새로운 잠재적 위험을 발표한 직후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각각 9월3일과 10월1일까지 MAX 운항을 중지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MAX 항공기 운항제한이 길어지면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곳은 이스타항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국내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MAX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MAX 시리즈인 B737-MAX8 항공기를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각각 한 대씩 도입했지만 현재 안전문제로 운항하지 않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MAX 항공기를 올해 안으로 취항하는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MAX 시리즈 운항중단 사태로 구형 항공기인 B737-800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스타항공은 MAX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B737-800 항공기 2대를 추가로 도입했다.
B737-800은 MAX 시리즈보다 운항 가능거리가 짧아 싱가포르 노선에서 운용하기 위해서는 최대 탑승인원을 줄이는 등의 추가적 조치를 해야 한다. 한 번에 수송할 수 있는 인원이 항공기 정원보다 적어지는 만큼 비효율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MAX 항공기를 아직 도입하지 않은 다른 항공사와 비교해 MAX 항공기의 리스료 등이 아무런 대책 없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항공업계에는 ‘항공기 바퀴가 땅에 닿아있는 모든 순간이 손해’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보유한 항공기를 전혀 운항하지 못하는 것은 항공사 입장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생한 오류가 해결돼 MAX 운항제한 조치가 예상보다 빨리 풀린다 하더라도 승객들의 불안함은 계속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MAX 항공기를 투입하는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7월4일부터 운항을 시작한다. 이스타항공이 투입하는 MAX 항공기가 제주항공이 투입하는 B737-800보다 신형이라는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함을 느낀 승객들이 제주항공을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항상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놓고 상황을 살피고 있다”며 “부산~싱가포르 노선 취항은 연내 취항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