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이야기 듣다 귀에서 피난 적 있으세요?”
KB금융그룹이 최근 선보인 광고 얘기다. 21일 오후 2시 기준으로 KB금융그룹의 ‘투머치토커 박찬호가 조용해진 이유는?’ 광고영상의 유튜브 조회 수가 136만 회를 넘었다. KB금융그룹이 동영상을 공개한 지 일주일 만이다.
▲ ‘투머치토커 박찬호가 조용해진 이유는?’ 광고영상의 한 장면. |
은행을 비롯해 금융권 광고가 가벼워지고 있다. 과거 신뢰와 권위를 강조하는 보수적 광고를 내보내던 데서 벗어나 친숙함으로 다가가고 있다.
박찬호씨가 등장한 광고를 향한 반응도 폭발적이다.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지 일주일 만에 7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영상의 길이가 3분에 이르러 긴 편이지만 끝까지 다 보는 소비자가 많아 광고효과도 매우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광고에 KB금융그룹 여러 계열사의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담겨있다.
금융권 광고는 대부분 비슷한 추세를 보여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중으로부터 호감을 쌓은 유명인이 광고에 출연해 신뢰를 강조하는 광고가 대부분이었다. 금융회사에게 고객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은행의 광고모델이 되려면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했다. 보통 특정 연령층이나 성별에게 인기가 높은 인물이나 슈퍼스타가 아닌 아닌 대중에게 전반적으로 호감도가 높은 인물이 은행의 광고모델이 됐다.
IBK기업은행에서 5년 동안 광고모델을 지낸 방송인 송해씨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광고모델의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기 시작했고 아이돌을 모델로 기용하는 일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금융의 보수적 이미지를 벗고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다.
KB국민은행이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기용해 대성공을 거두면서 은행의 광고모델로 아이돌이 속속 기용됐다. 신한은행의 워너원, 우리은행의 블랙핑크 등이다.
최근 들어서는 단순히 젊은 모델을 쓰는 데 그치지 않고 광고내용도 다양해지고 있다. 화제를 모은 KB금융그룹 광고 외에 박보검씨가 등장한 신한은행의 ‘쏠’ 광고 역시 재미를 강조했다.
잠재고객 확보를 위한 젊은층 공략, 입소문 효과 외에 광고채널이 과거보다 다양해진 점도 금융권 광고콘텐츠가 다양해진 이유로 꼽힌다. 특히 유튜브는 국내 금융회사 광고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은 모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21일 기준 KB국민은행의 구독자 수는 5만2600여 명, 동영상 수는 862개에 이른다. 4개 시중은행의 구독자 수를 모두 더하면 9만여 명 수준이다.
아직까지 크게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유튜브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은행들이 더욱 다양한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채널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공식 유튜브채널을 통해 올라오는 동영상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대부분 TV를 통해 방영됐던 은행 광고나 사내소식 등이 올라왔던 반면 최근에는 유튜브만을 위해 제작되는 동영상이 대부분이다.
출연자도 다양하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5월 말 하나금융그룹 계정으로 올라온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영상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