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확산되면서 마스크나 손세정제 등 일부 위생용품의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메르스 마스크'로 불리는 N95 마스크가 온라인쇼핑몰에서 대부분 품절되는 등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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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메르스 확산방지를 위해 카타르 도하발 항공기의 특별 검역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온라인마켓 옥션 판매량을 분석해 보면 5월30일부터 5월31일 사이에 마스크 제품 판매량은 1주일 전(5월 23∼24일)과 비교해 709% 늘었다. 이 기간에 인터파크도 마스크 판매량이 73% 급증했고 11번가에서도 69%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레저용품 베스트상품 1위에 아웃도어 제품 대신 메르스 마스크가 오르기도 했다”며 “뚜렷한 메르스 치료법이 없고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하면서 앞으로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N95 마스크란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 KF94에 해당하는 보건용 호흡기다. 일반 마스크와 달리 ‘호흡기’로 분류된다. 숫자 ‘95’는 공기중 미세물질의 95% 이상을 걸러준다는 뜻이다.
N95 마스크는 입자 5마이크로미터(μm) 미만의 병원균까지 걸러줘 주로 의료진이 착용하는 마스크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N95 마스크가 아닌 일반 마스크는 효능이 떨어진다는 정보를 나누며 N95 마스크를 찾고 있다. 하지만 마스크 제조회사들이 N95 마스크 생산량을 늘리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제조회사 관계자는 “비싼 마스크일수록 만들기가 어렵고 공정이 복잡해 갑자기 생산량을 갑자기 늘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손세정제나 구강청결제 판매량도 크게 늘고 있다. 인터파크의 경우 지난 주말에 손세정제와 구강청결제 판매량이 각각 49%, 30% 늘었다. 칫솔 살균기와 유아용 소독살균용품도 각각 71%, 54%나 더 팔렸다.
대형마트에서도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5월20일부터 6월1일까지 마스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9% 급증했다. 구강청결제와 손소독제 매출은 전주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5%, 33.4% 늘었다.
이마트도 5월 26일부터 6월 1일까지 마스크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1.5% 증가했다.
특히 메르스가 처음 퍼진 병원이 있는 경기 평택지역의 약국에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지역의 한 약국에서 3일 오전에만 200여 개의 마스크가 팔렸고 N95 마스크의 경우 모두 품절됐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메르스 마스크 품귀현상에 대해 “마스크는 메르스뿐 아니라 위생을 위해 쓰는 것이지 굳이 메르스 때문에 그런 추가적 조치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의료진이 아닌 일반국민들이 N95 마스크를 착용하면 숨이 차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일반 마스크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