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허 사장은 롯데케미칼이 그동안 전적으로 석유화학사업에 의존해왔던 데서 벗어나기 위해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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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삼성SDI로부터 수처리사업을 인수해 수처리사업을 확대하면서 허 사장이 수처리사업을 롯데케미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처리사업은 세계적으로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이지만 국내 대기업들이 잇따라 도전에 나서고 있어 경쟁도 치열하다.
세계적으로 물 시장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물산업 시장은 올해 7730억 달러에서 2025년 1조4070억 달러로 10년 만에 두 배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폐수 재활용이나 해수담수화 등 수처리산업은 더욱 주목을 받는다. 지구상에서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전체의 1%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는 수처리시장이 2016년 5400억 달러에서 2025년 86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국내에서도 LG화학, 효성, 코오롱, 휴비스 등 많은 기업들이 수처리사업에 나서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기술우위를 갖고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수처리산업은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분야이기도 하다.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해 단기간에 기술역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많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해 미국의 나노H2O를 인수했고 휴비스는 한국정수공업을 인수했다.
여기에 롯데케미칼도 동참했다. 롯데케미칼은 2월 삼성SDI의 수처리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구체적 인수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삼성SDI의 수처리사업이 연구개발 단계였던 것을 감안하면 그리 큰 규모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로부터 수처리사업을 인수하면서 롯데케미칼의 수처리 연구개발 능력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삼성SDI가 추진해 온 분리막 시범생산 설비와 인력, 기술을 모두 넘겨받기로 했다. 삼성SDI의 의왕 R&D센터에서 근무하던 수처리기술 연구원 수십명은 롯데케미칼 대덕연구소로 이동했다.
롯데케미칼은 2011년부터 대덕연구소에서 수처리기술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물속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걸러낼 수 있는 중공사막 분리막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이제 기술평가를 하고 있는 단계다. 이르면 내년에 시장에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에서 관련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은 또 미생물로 하폐수를 1차 처리하고 미세 분리막으로 2차 분리하는 멤브레인기술도 개발하는 등 수처리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허 사장이 추진하는 롯데케미칼의 신사업은 수처리사업이 전부가 아니다.
허 사장은 에너지저장장치와 바이오폴리머, 자동차부품 등 비석유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경쟁사인 LG화학이 2차전지, 한화케미칼이 태양광 등 비석유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가는 데 맞서기 위해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