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기 올릭스 대표이사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유전자 간섭기술로 개발한 비대흉터 치료제의 기술수출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표는 유전자 간섭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늘려가면서 다국적 제약사로 기술수출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릭스는 2020년 상반기 비대흉터 치료제 OLX101의 임상2상을 미국 식품의약국에 신청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OLX101은 이 대표가 개발하고 있는 15개의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가장 임상이 앞선 물질이다.
비대흉터는 외과 수술 뒤 피부 진피층의 콜라겐이 과다하게 증식해 비정상적 흉터가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비대흉터는 수술환자의 약 32%에게서 1년 안에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아직까지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은 없다.
OLX101은 동물실험에서 상처가 생긴 뒤 발현되는 결합조직 생성인자와 섬유화 현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비대흉터 치료제시장은 2019년 약 5조7천억 원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2021년 6조9천억 원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릭스의 OLX101은 세계 비대흉터 치료제시장에서 최대 10%까지 점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유전자 간섭기술을 바탕으로 비대흉터 치료제를 비롯한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기술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유전자 간섭기술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의 발현과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술이다.
유전자 간섭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의약품으로 치료할 수 없었던 질병의 치료제를 단기간에 다양하게 개발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유전자 간섭기술을 연구해 2009년 올릭스를 창업했다.
2013년 국내 제약사 휴젤에 OLX101의 아시아 판권을 수출했고 올해 3월 프랑스 안과 전문회사 떼아오픈이노베이션과 황반변성 치료제 OLX301A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 대표는 10일 서울에서 열린 공개 기업설명회에서 “떼아와 계약 뒤 다국적 제약사들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며 “6월 미국에서 열리는 ‘BIO US’에서도 이미 다국적 제약사들과 미팅이 잡혀있다”고 말했다.
선 연구원은 유전자 간섭기술로 다국적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며 시총 1조 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한 미국 앨라일람의 사례를 들어 올릭스도 다국적제약사로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높여갈 것으로 바라봤다.
이 대표는 다국적제약사로 기술수출 협의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2018년 미국 보스턴에 법인을 설치했다. 미국 보스턴은 사노피, 노바티스, 앨라일람 등의 다국적 제약사와 바이오 연구개발센터가 밀집된 지역이다.
이 대표는 미국 법인을 통해 다국적제약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신약 후보물질들의 기술수출을 더 활발히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