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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중국의 애플 보복 가능성에 '애플 리스크'에 짓눌려

조예리 기자 yrcho@businesspost.co.kr 2019-05-27 16: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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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이 스마트폰부품사업에서 높은 애플 의존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으로 애플 리스크에서 짓눌려 있다.

중국이 애플을 겨냥해 화웨이 제재에 따른 보복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애플에 실적 의존도가 높은 LG이노텍도 스마트폰부품사업에 타격을 받을 상황에 몰렸다.
 
LG이노텍, 중국의 애플 보복 가능성에 '애플 리스크'에 짓눌려
▲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애플 아이폰을 불매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중국은 ZTE 제재,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기술책임자(CFO) 부회장 체포 당시에도 애플 불매운동을 벌였던 이력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애플이 보복의 화살을 맞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특히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표적 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 총편집인이 최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를 통해 스마트폰 브랜드를 애플에서 화웨이로 변경했다는 사실을 공개해 이런 가능성에 더욱 불을 지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망에 따르면 후시진 총편집인은 “화웨이가 미국에서 탄압을 받을 때 화웨이 휴대전화를 사용함으로써 화웨이를 존중하는 마음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영업이익의 80% 가까이를 애플에서 내고 있는데 애플이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아이폰XS 시리즈 판매 부진으로 올해 1분기 11분기 만에 영업적자를 냈다. 이에 더해 아이폰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하반기에도 실적 반등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이폰XS 시리즈 판매가 저조했던 주요 요인이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 위축 때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 불매운동에 따른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에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아이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가량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애플 불매운동에 나서면 올해 아이폰 예상 판매량 1억8천만 대 가운데 3천만 대에 해당하는 중국 수요가 증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에 더해 미국 수요도 흔들릴 수 있다.

중국은 불매운동에 이어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아이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져 미국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에 관세 25%가 부과되는 상황을 가정하면 추가 관세는 아이폰 1대당 126달러에서 138달러 수준일 것”이라며 “소비자가격 인상에 따른 미국 내 수요 감소는 4.1%가량일 것으로 추정되며 급격한 가격 인상이 동반되면 판매량이 6.4%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제재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지만 애플 불매운동, 관세 적용 등은 비교적 단기간에 직접적이고 즉각적 피해로 출현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추가 관세에 따른 영향은 단순히 아이폰 가격 인상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부품 가격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하반기 애플에 트리플 카메라 모듈 등 평균 판매단가(ASP)가 높은 멀티 카메라 모듈을 공급해 광학솔루션사업부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러한 계획에 차질이 빗어질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노 연구원은 “관세 부과로 늘어난 부담을 애플과 소비자, 부품공급사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며 “결국 애플뿐 아니라 애플에 스마트폰 부품을 공급하는 공급망의 이익 감소로도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이노텍이 스마트폰부품 제조회사 가운데 애플 의존도를 가장 높게 지니고 있는 기업인만큼 ‘애플 리스크’가 부각됨에 따라 주가도 크게 출렁이고 있다.

화웨이 제재가 본격화했던 23일 주가는 6.67% 급락하며 LG그룹 전자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고 다음날인 24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가 주가가 9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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