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9-05-24 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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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24일 울산시 현대중공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중공업이 막중한 사회적 책임을 잊고 승계작업에만 몰두하는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현대중공업 법인의 물적분할 작업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 이정미 정의당 대표(앞줄 가운데)가 24일 울산시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중공업에 물적분할 추진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은 31일 주주총회에 현재 현대중공업을 중간지주사 격인 투자회사 한국조선해양(존속법인)과 사업회사 현대중공업(신설법인)으로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이 물적분할의 목적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 준비를 들고 있다.
이 대표는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은 현재 재무구조가 그렇게 튼튼하지 않은데 대우조선해양을 사들이려 한다”며 “그룹 오너인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이 정기선 부사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겨주려는 작업의 한 방법이라는 이유가 지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계기 삼아 중간지주사를 만들고 현대글로벌서비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의혹의 근거로 제시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기선 부사장이 대표이사인 회사로 2018년 매출의 35%를 내부거래로 거뒀다.
이 대표는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중간지주사 아래 들어가면 이익을 안정적으로 계속 낼 수 있지만 그렇게 중간지주사에 이익이 몰리면 회사 부채는 노동자들이 일하는 신설 현대중공업으로 떠넘겨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노동자는 물론 울산 지역의 현대중공업 하청회사들도 피해를 입어 지역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고 바라보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이후 한국조선해양 본사가 서울로 옮겨가면 노동자의 처우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막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 등을 동원한 경영권 승계에 엄정한 법적 기준을 적용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정몽준 최대주주는 대우조선해양의 무리한 합병과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을 추진하면 안 된다”며 “이 문제를 더 이상 앉아서 지켜보지만 않겠다는 확고한 결의를 현대중공업 노동자들과 함께 보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