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받았던 형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동양사태 피해자들은 현 전 회장의 감형에 거세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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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현 동양그룹 전 회장 |
서울고법 형사4부는 22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현 전 회장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현 전 회장이 기업인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면서도 “부실기업어음 발행으로 비자금 등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지 않았다”고 감형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서 주된 혐의인 'CP(기업어음) 판매 사기' 혐의 중 상당부분에 대해 무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현 전 회장이 동양그룹 부도 가능성을 알면서 발행한 2013년 8월 이후 발행한 기업어음 부문만 사기죄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 전 회장이 2013년 8월20일 기업의 부도를 예견했기 때문에 그 뒤부터 판매한 기업어음만 고의성이 있어 유죄라고 봤다.
현 회장이 그 이전에 발행한 기업어음에 대해서 부도발생을 예측했다고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죄라는 것이다.
동양사태 일부 피해자들은 이날 재판부의 판결에 강하게 항의했다. 한 피해자는 “기업어음을 가장 많이 판 기간에 판매한 기업어음에 대해 사기로 인정을 안 해 현 전 회장에게 유리하게 판결이 났다”고 주장했다.
현 전 회장은 동양그룹 계열사의 차입금 상환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이 발행한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4만여 명의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1조3천억 원대의 피해를 준 혐의로 지난해 1월 구속기소됐다.
현 전 회장은 동양그룹 계열사를 통해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등 부실계열사의 CP를 매입하게 하는 등 계열사 간 부당지원을 통해 6500억 원 대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도 받았다.
현 전 회장은 또한 동양시멘트의 주가를 조작해 122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277억 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취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로 추가기소됐다.
현 전 회장은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2000년대 이후 기소된 재벌 회장 가운데 가장 많은 형량이었다.
이날 항소심에서 정진석 전 동양증권 사장은 징역 2년6개월, 이상화 전 동양인터내셔널 대표이사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금기룡 전 동양레저 대표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김철 전 동양네트웍스 대표는 1심과 똑같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대표는 계열사 부당지원과 동양시멘트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박철원 전 동양 대표이사와 김성대 동양파이낸셜대부 대표이사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