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글로벌사업의 요충지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에서 1분기 순이익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KEB하나은행은 1분기에 인도네시아에서 순이익 84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47%가량 감소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지와스라야 사태’로 보험상품 판매가 줄어들면서 수수료이익이 감소한 데다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뱅킹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100여 명가량의 인력을 뽑은 데 따라 일시적으로 1분기 실적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지와스라야는 인도네시아의 국영보험사로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지와스라야의 저축성 보험상품 ‘제이에스프로텍시’에 가입한 일부 소비자들은 만기날짜에 원금과 이자를 받지 못했다.
KEB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은 2016년부터 ‘제이에스프로텍시’ 상품을 방카슈랑스 방식으로 판매해오고 있어 소비자의 항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한국 교민들은 하나은행의 인지도를 믿고 상품에 가입했는데 약속한 금액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지 행장은 인도네시아 국영보험사 지와스라야와 관련한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 회사와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영보험사 지와스라야가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10월6일 만기를 앞둔 일부 고객들이 보험 상품의 원금 및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하나은행은 설명했다.
아직 보험상품의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지 못한 고객들이 다수 남아있는 만큼 이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후속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피해를 입은 고객들을 상대로 민원 문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와스라야 사태와 관련해 진행상황을 꾸준히 알려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KEB하나은행의 글로벌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국 다음으로 큰 곳인 만큼 지 행장이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 행장은 ‘글로벌 전문가’로서 KEB하나은행이 중국에 진출한 초창기부터 사업의 성장을 함께 했으며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지 행장이 올해 3월 취임할 때부터 KEB하나은행의 글로벌 요충지로 점찍은 곳이다.
지 행장은 올해 초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인도네시아사업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며 “라인파이낸셜과 협력 사례를 바탕으로 현지에서 디지털뱅킹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 행장이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뱅킹사업을 추진할 특별팀을 직접 꾸려 현지로 파견해 직접 보고를 받으며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디지털뱅킹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
글로벌사업을 확장하는 데 디지털뱅킹을 주요 수단으로 삼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신뢰도가 흔들리면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뱅킹사업을 위한 인프라를 설치하기 위해 투자를 벌였고 관련 인력을 100명 가량 채용하는 등 인도네시아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다”며 “현지 당국의 승인이 떨어지면 본격적으로 디지털뱅킹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