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의 모바일금융 계열사 핀크가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자금확충을 시도한다.
송금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다양한 투자상품을 선보여 고객기반을 늘리려는 계획을 세워뒀다.
20일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핀크가 조만간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자금을 확보한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핀크가 제3자를 대상으로 재무적 투자자를 모집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유상증자와 관련해 투자자와 구체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핀크는 17일 무상감자를 실시해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 340억 원가량을 털어낼 계획도 세워뒀다.
무상감자는 무상으로 주주의 주식 수를 줄이는 것으로 보통 기업이 결손금으로 배당을 하기 어려울 때 실시한다.
기존 자본금 500억 원을 150억 원으로 줄이고 나머지 금액으로 결손금을 털어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핀크는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해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바일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T전화송금’, ‘아트투자’ 등 새로운 서비스를 기반으로 신규 고객을 늘려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핀크는 최근 SK텔레콤의 연락처 애플리케이션 ‘T전화’에서 곧바로 송금할 수 있는 T전화송금을 내놓고 핀크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T전화송금은 T전화에서 송금할 상대를 골라 송금하기 버튼을 누르면 핀크 애플리케이션으로 연동되기 때문에 T전화송금 수요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핀크 사용자가 증가하게 된다.
또 조각이나 그림에 소규모로 지분을 투자하는 ‘아트투자’상품이나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해외송금서비스를 내놓을 계획도 세워뒀다.
핀크가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핀크 애플리케이션에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
애플리케이션 사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를 기반으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내놓는 사업방식을 더욱 고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뿐만 아니라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들도 모바일금융에 힘을 쏟고 있어 핀크 역시 당분간은 수익성을 높이기보다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고객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현재 모바일앱 '핀크' 가입자 수는 189만 명, 내려받기 횟수는 297만 정도에 이른다. 카카오페이(2800만 명)나 토스(1천만 명)와 비교해 가입자수에 현저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루 빨리 가입자 수를 늘려 경쟁자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꾸준히 투자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핀크 관계자는 “모바일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초기 몇 년 동안은 적자를 낼 수밖에 없다”라며 “최근 핀크가 대출이나 보험상품, 송금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만큼 고객기반을 빠르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