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항소심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김도희 승무원이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엄벌을 바란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상황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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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
조 전 부사장의 집행유예를 기대하고 있던 대한항공은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조 전 부사장이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앞으로 미국에서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벌어질 소송에서도 불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도희 승무원은 최근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해 “항소심 선고가 이뤄지는 5월22일이 되면 조 전 부사장이 풀려날 것이라고 사람들이 말한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김 승무원은 “조현아 전 부사장을 모신 14시간의 비행은 두려움과 공포 속에 갇혔던 기억”이라며 “조현아 전 부사장 일가가 두려워 회사에 돌아갈 생각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서 협박문자를 받았고 모르는 사람들마저 알아보는 등 일상생활이 망가졌다”고 호소했다.
김 승무원은 또 “대한항공이 거짓진술을 강요하는 대가로 교수자리를 제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현아 전 부사장의 법률 대리인은 “거짓진술을 강요하는 대가로 교수직을 제의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법률대리인은 “항소심 선고 직전 탄원서를 제출한 것은 미국에서 진행중인 소송전략과도 관련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승무원은 미국 뉴욕주 퀸스 지방법원에 조현아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미국은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불법행위를 한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입은 손해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김 승무원처럼 개인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에 대한 보상이 국내법원보다 훨씬 엄격하다는 것이 법조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도 대한항공을 상대로 미국 뉴욕에서 5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이 실형을 선고 받을 경우 앞으로 미국에서 줄줄이 이어질 소송에서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법조계의 한 전문가는 “미국에서 정식소송에 들어가면 한국의 재판결과와 증거를 분명히 재판에 인용할 것”이라며 “대한항공도 소송에 걸려 있어 조 전 부사장 개인뿐 아니라 대한항공에게도 이번 항소심 결과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1년을 선고받았다.
조 전 부사장은 1심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 전 부사장이 받은 5가지 혐의 가운데 항공보안법상 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 형법상 업무방해, 강요 등 4가지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조 전 부사장은 2심에서 1심 때와 다른 전략을 내세웠다. 업무방해와 강요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가장 형량이 높은 항로변경죄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조 전 부사장은 1심에서 재판장에게 “진지한 반성을 하는지 의문”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만큼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데 주력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22일 오전 10시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