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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의원(왼쪽)이 지난달 6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 출범식'에서 문재인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
안철수 의원에게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직은 ‘독배’였을까?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대표의 ‘초계파 혁신기구’ 위원장직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 의원은 당 혁신에 대한 공감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위원장을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거부했다.
문 대표는 당내 계파갈등을 봉합하고 분위기 쇄신을 꾀하려 했으나 다시 원점에 서게 됐다.
안 의원은 20일 입장자료를 내 “문재인 대표와 저는 당 혁신의 당위성에 공감한 바 있다”면서도 “혁신위원장 제안을 받고 제가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문 대표의 혁신위원장직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은 당 밖의 인사가 맡는 것도 방법 중 하나라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에게 당 외부인사 영입을 염두에 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4.29 재보선 이후 거센 후폭풍에 직면해 있다.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안 의원을 구원투수로 내세워 당내 계파갈등을 봉합하고 분위기를 쇄신해 위기상황을 정면돌파하려고 했다.
당 지도부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안 의원의 결단을 촉구하며 “우리가 비우고 또 비우고 버리고 또 버리면서 당을 살려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안철수 의원을 새정치의 상징이라고 추켜세우며 “선당후사 자세로 혁신기구 위원장을 수락할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이런 요청에도 결국 혁신위원장직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심적 부담감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당 지도부는 혁신기구에 전권을 부여하기로 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 안 의원이 위원장직을 받아들일 경우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안 의원은 지난해 김한길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당 중심과 거리를 두고 있다. 혁신위원장으로 나서 당 위기수습에 성공하면 당내 입지를 회복하고 차기 야권의 대선주자로서 재부상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할 경우 안 의원은 문 대표와 함께 또 다시 공동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안 의원으로서 두 번 죽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는 셈이다.
문 대표는 ‘안철수 카드’가 먹혀들지 않으면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안 의원은 비노진영의 핵심 인사 가운데 한 명이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직을 받아들이도록 다시 설득하기로 했다.
문 대표로서 친노와 비노의 내홍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 의원의 거절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 대표가 혁신기구에 전권을 부여하기로 하면서까지 승부수를 던진 것도 이 때문이다.
문 대표는 당 내분이 격화해 분당 위기론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혁신기구 출범일정을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대체카드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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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서울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안 의원과 연대가 물거품이 된 이상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 의원도 당 밖의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외부인사를 혁신위원장직에 앉히려 할 경우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명되는 인사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해에도 조 교수에게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수가 최근 부쩍 새정치민주연합의 위기상황과 관련해 의견을 내고 있는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조 교수는 20일 트위터에서 “새정치 혁신위장은 누가 하더라도 좋다”며 “최고위, 중앙위, 당무위, 의총 등에서 기득권 포기 선언을 하고 혁신위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기 살을 베어낼 것이 분명한 혁신 약속만이 감동을 준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