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공무원연금개혁 처리지연 등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조 수석의 갑작스런 사퇴에 대해 당청갈등 책임설, 청와대의 ‘꼬리자르기’설 등 여러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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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윤선 정무수석(왼쪽)이 지난 4월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정부 3.0 체험마당에서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조 수석이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박 대통령은 그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이날 사퇴의 변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이 대통령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논의마저 변질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개혁과정에 하나의 축으로 참여한 청와대 수석으로서 이를 미리 막지 못한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비록 사임하지만 부디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오로지 국가와 국민만을 보고 개혁을 완수하여 후일 역사가 평가하는 모범적 선례를 남겨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공무원연금 개혁은 지금 당장의 재정 절감뿐 아니라 일반국민과의 형평성을 위해, 나아가 미래 세대에 막대한 빚을 떠넘기지 않기 위해 이뤄졌어야 하는 막중한 개혁과제였다”고 덧붙였다.
조 수석은 지난해 6월12일 여성으로 첫 정무수석에 기용됐다. ‘대통령의 여자’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박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했으나 공무원 연금개혁 사태를 맞아 11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정치권 일각에서 공무원 연금개혁 논란 과정에서 청와대와 당 사이를 조율하는 데 실패한 데 따른 책임으로 사실상 경질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조 수석의 사의표명과 관련해 “(공무원연금 개혁 지연이) 조 수석 책임은 전혀 아니다”라며 책임론을 일축했다.
김 대표는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인데 정무수석이 그걸 무슨 힘으로 막을 수 있느냐”며 “조 수석이 당과 청 사이에서 아주 역할을 잘 해왔고 굉장히 부지런하게 노력을 많이 했는데,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사퇴배경이나 이런 것은 전혀 모른다”면서도 “하여튼 조 수석이 책임질 일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청와대가 조 수석에 대해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조 수석의 사퇴소식이 알려진 직후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내부적 문제로 파기된 사회적 합의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위해 모양을 만든 것 같다”며 “이 수순을 보면 거의 짜고치는 고스톱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 수석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거쳐 정치권에 들어가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대변인을 역임했다.
한국시티은행 부행장 겸 법무본부 부장을 맡았고 2008년 한나라당 대변인, 18대 국회의원과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다.
조 수석의 후임은 결정되지 않았다. 민 대변인은 “결정되는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