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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성 와디즈 대표 |
와디즈는 국내에서 최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으로 꼽힌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와디즈를 창업하기 전 9년 동안 은행에서 기업금융 업무를 담당했다. 신 대표는 이때 무려 500여곳이 넘는 기업을 방문했다.
신 대표는 당시 좋은 담보를 제공할 수 있고 빌려간 돈을 잘 갚는 회사가 좋은 회사로 평가받는 현실에 회의가 들었다고 한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국내기업들 가운데 96%는 종업원이 50인 이하인 중소기업이다.
신 대표는 이런 기업 가운데 기발한 사업 아이템이 있어도 돈을 구하지 못하는 회사가 너무 많았다. 담보가 없어 은행이나 벤처캐피탈의 대출심사에서 '좋은 회사'라는 평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 대표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 창업을 결심한 배경이다. 그는 와디즈를 통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이 각자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누구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고 싶으면 와디즈에 프로젝트를 올려 돈을 모을 수 있다.
그 누구는 한 달 안팎으로 정해진 ‘기간’에 미리 정해놓은 ‘목표금액’을 달성하면 이 모금액으로 사업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다. 투자자들에게 시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보내 주거나 다른 보상품을 제공한다.
◆ 와디즈, 보상품 제공형에서 증권형까지
와디즈에 ‘정준호참기름’을 올린 정준호 대표는 규모가 작아 소상공인 축에도 끼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크라우드펀딩 덕분에 대형마트로부터 제품을 입점하고 싶다는 요청을 받는 데 성공했다.
정 대표는 와디즈에서 ‘정준호참기름’을 올린 지 한 달도 안 돼 모금목표 500만 원을 훌쩍 넘어 700만 원을 채웠다. 참기름을 만들면서 나온 찌꺼기를 제품과 함께 동봉하는 등 제조과정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정 대표는 정준호참기름에 투자한 사람들에게 투자금액과 투자시기별로 시제품을 차등적으로 제공했다. 그가 과거 7억 원의 빚을 진 채 알코올중독자로 살아온 뒤 재기를 꾀하고 있다는 사연도 대중들의 마음을 울렸다.
정준호참기름은 와디즈의 무수한 크라우드펀딩 성공사례 가운데 하나다. 다이어트 체성분 분석기기 '제노플랜', 노숙자들이 만드는 양말 '콘삭스', 카페 '버킷리스트' 등이 와디즈에서 모금에 성공하고 제품도 입소문을 탄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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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디즈에서 모금에 성공한 '정준호 참기름'은 참기름 품목중 유일하게 중소기업브랜드로 대형마트에 입점했다. |
와디즈는 텀블벅, 위제너레이션, 머니옥션 등 국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가운데 '보상품 제공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으로 가장 이름이 높다.
크라우드펀딩은 크게 보상품 제공형, 기부형, 대출형, 증권형 등 4가지로 나뉜다. 와디즈는 프로젝트 참여자에게 시제품과 서비스라는 보상품을 주는 보상품 제공형으로 모금사업을 시작했다.
신 대표는 국회에서 크라우드펀딩 규제법안이 오는 6월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자 증권형까지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증
권형 크라우드펀딩이란 벤처기업들이 창업 초기에 대출이 아닌 지분투자 형식으로 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뜻한다.
신 대표는 “기존 보상품 제공형 사업모델에서 증권형으로 확장할 경우 법적 요건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와디즈 펀딩규모와 투자 사업아이템도 다양해져 다양한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와디즈는 6월 초부터 증권형 프로젝트 개설교육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개설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활동들을 준비하고 있다.
◆ 와디즈는 왜 주목받나
와디즈는 지난 3월까지 300건의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모금 성공률이 70%에 이르렀다. 이는 다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3배 수준이다.
와디즈는 이처럼 높은 프로젝트 성공률로 프로젝트 개설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와디즈는 프로젝트 개설자로부터 5~7% 수수료를 받아 수익으로 삼는다.
신 대표는 와디즈 사업초기부터 ‘컨설팅 서비스’의 중요성을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신 대표는 프로젝트 개설문의에 대응하기 위해 문화콘텐츠, 스타트업, 기부 등 관련분야 담당 매니저를 따로 뒀다.
와디즈의 담당 매니저들은 프로젝트 개설자들이 사업 아이디어를 제대로 기획해 목표금액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을 직접 짜준다. SNS채널로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매주 2회씩 진행하고 프로젝트 구조설계와 내용 피드백을 실시한다.
프로젝트 개설자가 일정한 수준의 투자자를 모으는 데 성공하면 와디즈는 와디즈 페이스북(친구 2만 명)과 자체 DM메일을 통해 이 프로젝트를 홍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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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디즈 프로젝트 개설자 교육프로그램 '크라우드펀딩스쿨' |
신 대표는 또 투명성이 불투명하다는 온라인 플랫폼의 한계를 넘기 위해 노력했다.
와디즈는 프로젝트 개설자의 신분이 노출될 수 있도록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채널에 자세한 신상을 공개한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실제로 보상품을 받았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송장번호를 요청하거나 랜덤으로 해피콜을 진행하고 있다.
최동철 와디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와디즈는 아직까지 한 번도 해킹사고나 프로젝트 개설자가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한 적은 없었다”며“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은 무수한 대중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투명성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와디즈, 프로젝트 평균 모금금액 1천만 원
신 대표는 2012년 와디즈 플랫폼 출시를 고민했다. 당시 국내에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인식이 전무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신 대표는 와디즈에 프로젝트 개설 사업자를 모으는 과정에서 사기꾼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신 대표는 전략을 바꿔 플랫폼 출시에 앞서 ‘크라우드펀딩산업연구소’를 먼저 차렸다. 그는 국내외 크라우드펀딩 성공과 실패사례를 수집해 책으로 펴내고 100회가 넘는 크라우드펀딩 강연을 하는 등 크라우드펀딩을 알렸다.
신 대표는 2013년 6월 와디즈 플랫폼을 열었다. 시장반응은 여전히 냉담해 선뜻 프로젝트에 참여하려 않았다. 그러나 신 대표는 컨설팅 서비스와 투명성 확보라는 와디즈의 차별점을 갈고닦는데 주력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로소 와디즈에 프로젝트 개설자들이 몰려들었다. 지난해 하반기 와디즈의 프로젝트당 평균 모금금액은 800만 원에 이르렀다. 최근 IT제품이 전체 프로젝트의 40%를 차지하면서 평균 모금금액도 1천만 원을 넘어섰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