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9-05-03 16: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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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 8만 개의 기지국 설치를 이뤄낼 수 있을까?
하 부회장은 5G 시대 승부처가 네트워크 품질에 있다고 보고 업계에서 가장 많은 기지국을 설치해 5G 가입자수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목표를 이루는 데 자금 확보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에 ‘U+5G 체험존’을 운영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3일 “LG유플러스를 놓고 5G 시설투자(CAPEX·케펙스) 우려가 남아있다”며 “올해 1분기 시설투자 규모는 2800억 원이었으나 5G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전체 시설투자가 2조1천억 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시설투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부회장은 4월10일 신입사원과 연 간담회에서 올해 안으로 기지국 8만 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2일 콘퍼런스콜에서 같은 목표를 제시했다.
LG유플러스는 4월23일 기준으로 기지국 1만4170개를 세웠다. 올해 아직 목표량의 80% 이상이 남아있는 셈이다.
기지국 구축은 5G 서비스의 기본임에도 이동통신사들의 준비가 아직 미흡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5G를 시작했지만 기지국들이 많이 세워져 있지 않은 탓에 5G 가입자들은 속도 지연과 데이터 끊김현상 등 네트워크 품질에 많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서울과 경기 등에만 기지국이 집중돼 있어 소비자 불만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지방에 사는 고객들은 현재 LG유플러스의 5G 서비스를 아예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LG유플러스의 상용화 준비 미흡을 꼬집으며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서비스를 무리하게 추진하다보니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제 값을 내고도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국민들”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소비자들의 불만을 듣고 하 부회장은 올해 안 8만 개 기지국 구축이라는 공격적 인프라 투자계획을 밝혔다.
하 부회장은 최근 “LG유플러스가 타사 대비 가입자 수가 열세지만 올해 기지국을 가장 많이 마련해 선두를 차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문제는 5G 설비투자에 들어갈 자금 마련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안에 기지국을 7만 개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하 부회장이 내세운 목표는 이보다 1만 개 더 많다.
특히 박 사장이 3~4년 동안 5G 네트워크에 무려 13조 원을 투입하기로 한 점을 놓고 보면 하 부회장이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LG유플러스에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보인다는 점에서 기지국 설치 목표를 달성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금성자산 3786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현금성 자산은 1조5067억 원, KT는 2조7034억 원이다.
현금성 자산은 현금을 비롯해 단기 매도가능 금융자산과 금융기관 예치금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
지난해 이익잉여금 규모도 다른 경쟁사보다 크게 떨어진다.
LG유플러스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기준 3조4472억 원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22조1445억 원, 11조3288억 원이다.
LG유플러스는 기지국 구축 말고도 5G 주파수 경매대금 납부 등 대규모 지출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1조167억 원에 5G용 주파수 대역을 낙찰받았으며 이 가운데 25%를 지불해 아직 75%가 남아 있다.
LG유플러스는 5G를 제외한 다른 투자를 위해서도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지분 50%+1주를 8천억 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는데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면 대금 납부를 진행해야 한다. 업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승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 등이 7월에는 나올 것으로 바라본다.
LG유플러스는 보유자금이 넉넉지 않아 CJ헬로 인수 자금을 대부분을 외부차입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투자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에비타가 2조5000억원으로 현금 흐름이 나쁘지는 않고 규모에 따라 조달도 가능해 투자 재원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