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룹의 모태 건물인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명품관 전체를 서울 시내면세점으로 전환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신세계그룹은 그동안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명동 본점과 강남점을 놓고 고민했다. 정 부회장은 서울 명동상권의 지리적 이점과 건물의 상징성을 고려해 본점을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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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신세계그룹은 오는 6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점 명품관(본관)을 후보지로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면세점이 들어설 건물 자체를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만들기로 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모태이자 1930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 전체를 통째로 면세점으로 바꿔 세계적 랜드마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또 SC은행 건물을 고객편의시설로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SC은행 건물에 상업사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 등을 설치해 세계적 수준의 고품격 면세점 이미지를 강화하기로 했다.
관세청은 주변 국가와 견줘도 빠지지 않는 세계적 수준의 서울 시내면세점 발굴을 목표로 입찰평가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850억 원을 들여 SC은행 건물을 외국자본으로부터 되찾았다. 이 건물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도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상권의 경우 면세점 공급이 부족해 관광객들이 오랫동안 줄서 쇼핑해야 했다”며 “신세계그룹은 핵심상권에 차별화한 고품격 면세점을 선보여 관광산업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면세점 입찰에 온힘을 쏟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유통채널인 백화점과 대형마트 성장률이 정체되면서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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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 겸 신세계디에프 대표 |
정 부회장은 최근 자본금 10억 원 규모의 면세점 법인 ‘신세계디에프’를 출범했다. 독립법인을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해 면세점사업을 키우려는 것이다.
관세청은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대기업의 경우 2곳에 준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는 데 뛰어들겠다는 대기업은 7곳에 이른다. 최종 후보자는 7월중 결정된다.
신세계 주가는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에 대한 기대감과 1분기 실적호조로 14일 전일보다 9.35% 오른 25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신세계는 이번주 들어서만 주가가 5만 원 이상 급등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