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사업 저가수주 논란과 관련해 저가수주 우려가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6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EV)용 배터리 수주잔고는 2018년 말보다 100기가와트시(GWh)이상 추가 수주를 확보해 430기가와트시, 50조 원을 상회할 것”이라며 “이를 놓고 저가수주 논란이 있지만 우려는 없다”고 판단했다.
▲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
SK이노베이션은 중국공장을 제외하면 2022년 40기가와트시(GWh)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다.
강 연구원은 "생산공장을 100% 가동할 때 연매출 4조 원,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며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마진율도 8%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배터리사업 규모가 확대되고 생산성이 개선되면 마진율이 10%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 저가수주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전기차가 보조금 없이 휘발유나 경유 등을 이용하는 내연 기관(ICE) 차량과 경쟁하기 위해 배터리 단가가 2020년 이후 1키로와트시당 100달러 이하가 될 것이란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SK이노베이션이 비용구조를 여기 맞출 수 있는 것 역시 경쟁력이다”고 바라봤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최근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배터리 저가수주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LG화학은 24일 콘퍼런스콜에서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한 경쟁사들과의 수주경쟁 관련한 질문에 “일부 경쟁사들이 공격적 가격을 들고 수주에 뛰어들고 있다”며 “우리는 일관된 기술과 수익성,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수주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LG화학은 “저가공세가 아닌 제품 성능과 기술 중심으로 수주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경쟁사의 저가수주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업계에서서는 LG화학의 이날 발언이 SK이노베이션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바로 다음날인 25일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배터리 수주 발언과 관련해 “특별히 코멘트할 사항은 없다”면서도 “원가 경쟁력과 기술에 기반을 두고 수주하고 있기에 저가수주를 외부에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최근 SK이노베이션이 폴크스바겐과 배터리 합작회사를 설립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등 고객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LG화학의 최대 고객사이자 동시에 SK이노베이션의 최대 고객사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