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서버가 아닌 기기에서 인공지능(AI) 정보를 처리하는 ‘엣지 인공지능’ 기술로 5G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5G 스마트폰 ‘LG V50 씽큐 5G’에 처음으로 엣지 인공지능을 적용했는데 앞으로 로봇과 스마트가전 등 여러 제품에도 이 런 기술을 확대적용해 각종 기기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인공지능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사내 인공지능 전문가(AI Specialist)를 육성하는 등 관련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점을 두고 있는 기술이 ‘엣지 인공지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엣지 인공지능은 최근 퀄컴과 구글 클라우드 사물인터넷팀 등이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업계 최신 트렌드”라며 “엣지 인공지능을 통해 빠르고 안전한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LG전자도 이 기술을 적용해나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모든 제품의 인공지능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며 “플랫폼 뒤에 숨어있는 제조기업이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로 사용자에게 직접 다가가는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엣지 인공지능은 대형 서버가 인공지능 이용자의 모든 정보를 관리하는 방식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 개발되고 있는 기술이다. LG전자는 이러한 트렌드를 제품에 발빠르게 반영해 5G 시대 인공지능을 탑재한 전자기기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이런 방식을 활용하면 정보 전송시간이 줄어 인공지능 실행속도가 빨라지고 개인정보 침해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5G통신 시대에 더욱 방대해지고 빨라지는 정보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LG전자는 “엣지 인공지능이 해킹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하는 기술이라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주체가 서버에서 개인으로 변경된다는 점에서 여러 모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용자와 관련된 연산을 모두 기기가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하드웨어(HW) 성능 향상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퀄컴이나 구글 등 주요 플랫폼회사들은 엣지 인공지능을 위한 전용 하드웨어 가속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도 스마트폰에 엣지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단계에서 하드웨어의 처리속도를 8배가량 높였다.
LG전자는 앞으로 이런 기술을 로봇이나 스마트 가전 등 사업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로봇에 엣지 인공지능을 탑재하면 사용성과 기능, 안전성 측면에서 한층 발전된 로봇을 개발할 수 있다.
일본 자동차 제조회사 토요타는 최근 자동차 생산용 로봇에 엣지 인공지능을 적용해 기능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속도나 안전성 측면에서 엣지 인공지능이 로봇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LG전자 또한 최근 로봇 ‘LG클로이’ 제품군을 늘리고 자회사 로보스타와 협력해 산업용 로봇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어 엣지 인공지능이 로봇사업의 성장을 이끌 핵심기술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엣지 인공지능을 통해 스마트가전과 ‘클로이홈’ 등 홈로봇, 스마트폰의 연동성도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5G 시대에는 기기가 단순히 정보만을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제품들이 유기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인공지능을 구현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기 하나하나가 모두 '브레인'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스마트기기에 모두 엣지 인공지능이 탑재돼 있으면 기기들이 마치 하나의 제품처럼 작동해 밀접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들의 연동성이 5G 시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새로운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