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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가수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어떻게 키웠나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05-08 05: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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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명가수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어떻게 키웠나  
▲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대표(오른쪽)가 소속가수 '주니엘'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가수 조성모는 1998년 ‘투헤븐’으로 앨범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며 단숨에 국내 가요계를 대표하는 발라드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이 곡을 부르기로 한 가수는 따로 있었다. 그는 이 노래를 후배에게 양보한 뒤 10년 가까이 보컬 트레이너와 작곡가 등을 전전하면서 대중들의 눈에서 멀어졌다.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걸어온 길이다. ‘무명가수’ 출신인 한성호 대표는 FNC엔터테인먼트를 시가총액 기준으로 국내 3대 연예기획사로 만들어냈다.

한 대표는 아이돌과 밴드 시스템을 결합하는 특이한 전략으로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엔테테인먼트업계에서 FNC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웰메이드예당 등 중견 연예기획사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 ‘국내 3위’ FNC엔터테인먼트, 올해도 성장 이어간다

8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위 연예기획사로 올라선 FNC엔터테인먼트가 올해도 견고한 경영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FNC엔터테인먼트가 올해 매출 765억 원을 올려 지난해보다 매출이 2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FNC엔터테인먼트가 올해 영업이익이 17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이는 지난해보다 52% 늘어난 것이다.

김 연구원은 “FNC엔터테인먼트가 씨앤블루, FT아일랜드, AOA 등 주력가수들을 내세워 중화권시장에서 매출을 크게 늘릴 것”이라며 “신인가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데다 공연 부가수익도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FNC엔터테인먼트는 국내와 일본에 이어 중국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데 성공했다.

남성 밴드그룹 씨앤블루의 리드보컬 정용화는 중국 웨이보 차트에서 140일 동안 1위를 지키기도 했다. 아역배우 출신 이홍기가 이끄는 FT아일랜드와 여성그룹 AOA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FNC엔터테인먼트가 경쟁업체 JYP엔터테인먼트보다 해외시장 경쟁력에서 앞선다며 당분간 국내 연예기획사 3위의 지위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FNC엔터테인먼트를 놓고 갑자기 튀어 나왔다라는 분석이 있는데 이는 틀린 것”이라며 “일본과 중국 등 해외에서 아이돌 밴드그룹에 대한 수요가 확실한데 이 시장을 노려볼 수 있는 국내 연예기획사는 현재 FNC엔터테인먼트뿐”이라고 말했다.

◆ ‘무명가수‘ 한성호는 어떻게 FNC엔터테인먼트를 키웠나

한성호 대표는 1971년 생으로 명지대학교 재학시절 밴드활동을 경험한 뒤 발라드 가수로 2장의 앨범을 낸 가수 출신이다.

  무명가수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어떻게 키웠나  
▲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대표
한 대표가 조성모의 ‘투헤븐’을 원래 부르기로 한 가수였다는 것도 업계에서 꽤 알려진 이야기다.

한 대표는 약 10년 가까운 무명생활을 전전하면서 보컬 트레이너와 작곡가 등을 거쳤다.

그 뒤 2006년 ‘FNC뮤직’을 설립하며 연예기획사업에 뛰어들었다. ‘FNC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은 2012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 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엔터테인먼트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돌과 밴드시스템을 결합하는 독특한 전략을 들고 나왔다.

한 대표는 “아이돌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였고 밴드는 남성그룹 버즈를 제외하면 시장에서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었다”며 “이 둘을 결합하는 시도를 통해 각각의 장점만을 취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가수와 작곡가 등을 직접 거치면서 현장의 생리를 잘 알았던 점도 신인가수 육성에 도움을 줬다.

한 대표는 “주인이 요리를 못 하는 식당은 오래갈 수 없다”며 “현직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냈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주력 밴드가 ‘씨앤블루’와 ‘FT아일랜드’다.

이들은 데뷔 초반부터 라이브를 고집하고 직접 악기를 다루는 등 아이돌 일색이던 국내 가요계에 차별적인 모습을 부각하며 인지도를 쌓은 뒤 일본과 중국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다.

그 때부터 한 대표도 FNC엔터테인먼트의 직원을 늘리고 신인 밴드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회사규모를 키우는 작업에 돌입했다.

한 대표는 지난해 12월 FNC엔터테인먼트를 코스닥시장에 바로 상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전까지 국내 연예기획사 가운데 코스닥 직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뿐이었다.

◆ 해외에서 더 강한 FNC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는 1년 매출의 약 60%를 일본과 중국에서 올릴 만큼 해외시장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FNC엔터테인먼트가 일본과 중국 엔터테인먼트시장의 수요를 충족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밴드음악은 크게 발전했는데 아이돌 시스템의 관리를 받는 밴드는 거의 없다”며 “씨앤블루와 FT아일랜드 등 FNC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은 외모는 곱상한 아이돌 가수인데 반해 실력은 수준급 밴드 못지않아 금방 인지도를 늘릴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거둔 성공요인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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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NC엔터테인먼트 소속 밴드 '씨앤블루'
중국은 1990년대 홍콩의 인기 남성밴드 ‘비욘드’가 해체된 뒤 제대로 된 밴드음악에 대한 갈증이 심했는데 씨앤블루와 FT아일랜드가 이를 해소해 줬다는 것이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씨앤블루는 정통 밴드음악을, FT아일랜드는 펑크락이 가미된 신나는 음악을 주로 선보였는데 밴드음악에 목마른 중국팬들의 주목을 받았다”며 “FT아일랜드의 이홍기와 씨앤블루의 정용화 등이 개별활동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도 밴드활동에서 쌓은 인기 덕분”이라고 말했다.

한성호 대표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데뷔한 여성그룹 AOA도 댄스와 밴드음악 스타일을 섞어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국내 엔터테인먼트시장, 허리싸움 더욱 치열해져

한성호 대표의 FNC엔터테인먼트 외에도 최근 웰메이드예당 등이 가세하며 국내 엔터테인먼트시장의 허리가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웰메이드예당이 올해 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지난해보다 무려 1787.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웰메이드예당이 올해 매출 750억 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JYP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거둔 매출 484억8247만 원보다 270억 원 가량 많다.

웰메이드예당은 여성 아이돌그룹 경쟁력 측면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ID와 걸스데이 등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다.

JYP엔터테인먼트도 올해 1분기 국내 가요시장에서 박진영과 미스A가 큰 성공을 거두고 남성그룹 2PM이 일본 오리콘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부활에 성공해 업계 3위를 둘러싼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JYP엔터테인먼트가 오랜 부진을 끝내고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는 등 기지개를 펴고 있다”며 “중견 연예기획사들이 급성장한 것은 업계로 봤을 때 긍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시장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이들 기획사들의 해외진출 붐이 일어날 것”이라며 “해외시장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하는지가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는 열쇠”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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