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5G 상용화에 힘입어 가상현실기기 `기어VR`의 판매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동통신3사가 고화질영상 전송이 가능한 5G통신 서비스를 시작하며 고화질의 가상현실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5G 상용화가 시작되면서 기어VR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G통신이 당장 기어VR 판매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기 이르지만 5G 시대를 맞아 고화질 가상현실 콘텐츠를 모바일로 이용하는 데 부담이 적어져 판매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어VR은 2014년 삼성전자와 오큘러스가 공동 개발한 가상현실 체험기기다.
사용자는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기어VR에 장착한 뒤 머리에 착용해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삼성전자 가상현실기기인 기어VR의 출하량은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슈퍼데이터리서치에 따르면 기어VR의 출하량은 2016년 450만 대, 2017년 370만 대에서 2018년 60만 대로 급격히 떨어졌다.
하지만 5G통신을 통한 모바일 가상현실 분야의 성장으로 삼성전자가 기어VR 판매량을 반등할 기회를 잡게 됐다.
사용자가 기어VR을 4G LTE 통신망에서 사용하면 끊김이 발생할 수 있어 해상도가 높은 가상현실 콘텐츠를 이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5G통신 환경에서 기어VR 사용자는 최대 4K급 해상도를 구현하는 초고화질 가상현실 콘텐츠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가상현실을 5G통신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다양한 가상현실 콘텐츠를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기어VR 판매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동통신3사는 삼성전자 기어VR을 가상현실 콘텐츠 홍보에 활용하면서 적극적으로 5G통신과 가상현실기기 사이 시너지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기어VR에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직접 플랫폼을 구축하고 오큘러스 등 외부업체와 협력도 맺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통3사가 5G통신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가상현실 서비스를 핵심 콘텐츠로 앞세우면서 삼성전자가 강력한 수혜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통3사가 기어VR을 5G요금제 판촉 사은품으로 고객에게 제공하거나 가상현실 콘텐츠 체험행사용으로 활용하고 있어 가상현실기기를 접해보지 못한 대중에게 기어VR의 인지도를 올리는 효과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이후로 기어VR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지만 가상현실 콘텐츠 생태계가 커지면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판매 증가를 다시 추진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어VR은 단종제품이 아니다”라며 “신제품 출시를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시장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