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손 회장은 기업대출 뿐만 아니라 직접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손 회장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특별출연 방식으로 전국의 신용보증재단,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에 3조 원의 신규 자금을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앞서 손 회장은 3일 열린 우리은행의 스타트업 투자기관인 ‘디노랩’의 개소식에서 혁신기업에 13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이런 행보는 우선적으로 정부의 혁신기업 투자기조에 발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혁신금융 추진방향을 발표하며 최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혁신성장에 금융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놓았다.
손 회장은 혁신기업 직접투자로 은행과 혁신기업이 모두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은행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주주로 들어가면 인지도가 없던 기업이 신뢰를 얻어 후속적 투자유치를 받기도 수월해질 것”이라며 “스타트업이 크게 성장하면 은행의 기업금융도 함께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은행은 혁신기업 투자대상을 선정할 때 재무적 요소보다 기술력과 성장성, 대표이사의 자질 등 정성적 부분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기업의 미래 성장성에 가중치를 더 높게 둬 중소기업금융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재무적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018년 3분기부터 4분기까지 공모를 받아 현재 19개 기업에 180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며 “투자기업의 분야를 핀테크,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장애인용 스마트기기, 바이오, 헬스 등으로 다양화해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1분기 중소기업금융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에 중소기업대출 78조3452억 원을 실행했는데 국민은행 98조1957억 원, 신한은행 87조5826억 원과 비교하면 실적이 좋지 않다.
손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중소기업금융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것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금융지원 의지는 1월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에서도 확인됐다.
그는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혁신성장기업을 대상으로 소액 직접투자방식을 도입했다”며 “투자손실이 나면 모든 부담을 우리은행이 떠안아야 하지만 투자한 기업 10개 가운데 한두 개만 성공해도 투자손실의 몇 배에 이르는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아마존, 페이스북, 우버 등 미국의 혁신기업들이 글로벌 투자은행의 투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2018년 하반기 우리금융지주의 투자은행그룹 안에 ‘혁신성장금융팀’을 신설하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직접투자를 늘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투자 확대는 정부가 발표한 ‘혁신금융 추진방향’을 의식한 것”이라며 “경쟁은행보다 점유율이 떨어지는 중소기업금융 확대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