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국경제가 올해 1분기에 바닥을 치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국제금융센터가 보고서를 취합한 결과를 보면 해외 투자은행들은 한국 경기가 올해 1분기에 저점을 찍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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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지난 4월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4년 1/4분기 실질국내총생산 속보치를 발표하고 있다. |
올해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치보다 높았고 정부도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이 직전분기보다 0.8% 성장했다. 2014년 4분기의 경제성장률 0.3%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시장 전망치인 0.6%보다도 높았다. 수출과 제조업 생산이 부진했는데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내수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비제조업 생산도 늘어나면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았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국내수요가 올해 1분기에 직전분기보다 1.6% 늘었다고 밝혔다. 2012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국내수요 증가폭이다. 모건스탠리는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고정투자가 늘어나 국내수요도 함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한국의 민간소비가 올해 1분기에 직전분기보다 0.6% 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내수심리가 개선되면서 소비 증가세가 2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봤다.
JP모건은 제조업 생산도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 제조업 생산은 올해 1분기에 설 연휴 등의 영향으로 직전 분기보다 0.2% 줄었다. 하지만 JP모건은 제조업 생산이 2분기에 직전분기보다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투자은행은 한국이 올해 하반기에 분기별 성장률 1%대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현재 4분기 연속으로 0%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은 한국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올해 하반기부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가 계속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 데다 주택시장도 점차 활성화하면서 3분기부터 경제성장률이 1%대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몇몇 해외 투자은행은 수출이 줄어들고 경제 구조개혁도 확실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한국의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과 HSBC는 한국의 주요 교역상대국인 중국과 미국 등의 경기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원화강세로 수출부진이 이어질 가능성과 노동시장 구조개혁 등이 늦어질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은 이런 가능성을 고려해 한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0.6%로 내렸다.
HSBC와 로열스코틀랜드뱅크(RBS)는 국내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임금상승률이 낮아 가계소비가 제약되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건설경기가 회복되어 투자가 늘어나도 서로 효과가 상쇄돼 경기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