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제3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의 예비인가를 얻더라도 운영인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 대표는 금융IT 인력난으로 기존 은행과 인력 영입 경쟁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처럼 인력을 지원해 줄 대형은행을 토스뱅크의 주주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
2일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모바일뱅킹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 등으로 최근 금융IT 관련 인력은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금융 빅데이터 전문가,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 개발자 등 금융IT 인력 가운데서도 수요가 많은 일부 직군은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상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금융IT 인력난으로 토스뱅크 출범 과정에서 인력 확보에 예상보다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대표는 3월28일 기자간담회에서 “토스 인력의 10~20% 수준의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인력을 확보하면 토스뱅크의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금융권에서 이 정도 인원을 모으는 일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모바일금융 플랫폼 ‘토스’의 인력 규모는 300여 명이다.
이를 감안하면 이 대표가 생각하는 토스뱅크의 인력 충원 규모는 30~60명 수준인 셈인데 업계에서는 이 정도 규모의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인력을 구하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은 보수가 높고 근무조건이 안정적이다 보니 이직을 원하는 사람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렵고 금융IT 분야에서는 이마저도 은행들이 서로 데려가려는 경쟁이 치열하다”며 “토스뱅크가 내년 상반기 출범까지 기존 은행들과 경쟁하며 원하는 규모의 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금융IT 인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KB금융그룹이 금융 데이터, 디지털 분야에 2조 원을 투자해 조직을 확대하고 있고 신한금융그룹도 금융IT 분야의 해외 출신 전문가를 영입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직원 유출을 막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임직원 성과보상으로 스톡옵션제도를 내놓기도 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글로벌 벤처캐피탈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해도 이들과 경쟁해 인력을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 대표는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처럼 대형은행 주주의 인력 지원을 기대할 수도 없다.
토스뱅크는 카카오뱅크(KB국민은행이 주요주주로 참여), 케이뱅크(우리은행)는 물론 함께 제3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는 ‘키움뱅크’(KEB하나은행)와 달리 대형은행을 주요주주로 넣지 않았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단순 파견이 아닌 이직 형태로 인력을 지원해 초기 정착을 지원했다.
이렇게 이직한 직원들은 원한다면 3년 뒤 원래 은행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백옵션’을 들고 있었지만 일부는 여전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남아 주축 인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금융위원회의 예비인가를 받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구체적 인력 확충계획 등은 예비인가가 나온 뒤에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