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되면 게임실무를 다뤘던 과거 경험을 살려 게임산업 지원에 힘쓸 수 있다는 기대가 게임업계에서 나온다.
31일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박 후보자는 게임 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맡아왔던 경험을 살려 산업 진흥에 무게를 실어줄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 후보자가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게임과 관련된 쟁점현안들에 줄줄이 대처해야 한다.
4월에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된 청소년 보호의 연구 용역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규제 여부를 손보게 된다.
5월에는 여성가족부가 일정 시간대에 청소년의 게임 접속을 막는 ‘셧다운제’를 모바일게임에도 적용하는 여부가 결정된다.
비슷한 시기에 세계보건기구(WHO)도 게임중독을 정신질환에 포함하는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문체부는 게임 주무부처인데도 산업 규제와 진흥 사이에서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을 그동안 받아왔다. 박 후보자가 장관에 오르게 된다면 향후 게임산업 대응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박 후보자는 최근 인사청문회 답변에서 “게임을 질병으로 규정하는 일은 옳지 않다”며 “게임은 부작용도 있지만 긍정적 측면이 많다”고 게임산업에 우호적 태도를 보였다.
박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문화관광부(현 문체부) 문화산업국 아래 게임산업과가 처음 신설됐을 때 문화산업국장을 맡아 게임산업 지원의 실무를 지휘했다.
2006년 문광부 차관으로 승진한 뒤에도 문화부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의 우수게임’을 홍보하고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 수출을 주요 정책목표로 잡는 등 게임산업에 친화적 모습을 보였다.
이를 토대로 박 후보자는 게임업계에서 오랫동안 좋은 평판을 유지해 왔다. 2009년 한국게임산업협회장으로 추대됐지만 박 후보자가 거절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가 박 후보자의 장관 내정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는 아케이드게임의 진흥을 위해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박성규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장은 “박 후보자는 문체부에서 오랫동안 쌓은 경험을 통해 자질과 능력을 충분히 검증했다”며 “문화콘텐츠 산업화에도 관심이 컸던 만큼 장관으로 임명돼 국내 아케이드게임산업의 진흥과 육성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가 장관으로 내정된 시기는 문체부에서 게임산업의 규제 완화와 인식 개선에 이전보다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인 시점과도 맞물려 있다.
문체부가 문재인 정부의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내놓을 ‘제4차 게임콘텐츠 진흥 중장기계획’에는 게임물 등급제를 포함한 여러 규제의 완화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업무계획에도 사회의 게임 인식을 더욱 좋게 만들겠다는 중장기 목표가 들어갔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게임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할 가능성에 대비한 계획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자가 임명되면 손발을 맞출 김용삼 문체부 제1차관도 게임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김 차관은 문광부가 1998년 게임업무를 일원화해 맡았을 때 게임산업 담당 사무관이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문체부가 그동안 게임정책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던 점은 사실”이라며 “박 후보자가 장관에 오른다면 게임산업 진흥과 관련해 이전보다 목소리를 높여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