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이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 대상으로 지목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독립보험대리점(GA)에 과도한 판매 수수료를 지급해 금감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데다 소비자 보호 관련 지표들이 취약해 손해보험사 가운데 종합검사 대상으로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종합검사와 관련된 경영실태 평가자료를 요청 받아 이를 작성하고 있다.
금감원은 현재 생명보험사 및 손해보험사 상위 5개 회사에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2018년 하반기 자료를 중심으로 종합검사 대상을 지목할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검사는 금감원 검사인력 20~30명이 길게는 한 달 이상 한 금융회사에 머무르며 회사 업무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강도 높은 검사다. 2015년 폐지됐다가
윤석헌 금감원장이 취임하면서 부활됐다.
물론 금감원은 과거와 같은 형태의 종합검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족한 부분만 들여다 보는 검사를 시행해 금융회사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는 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경영실태 평가를 위한 자료를 요청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정확한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손해보험사 가운데 금감원 종합검사 대상에 오를 금융회사로 유력하게 거명돼 왔다.
메리츠화재는 독립보험대리점(GA) 판매 수수료를 과도하게 높게 산정해 보험업계의 경쟁에 불을 지폈다는 이유로 금감원으로부터 2018년 말 경영 유의사항 및 개선조치를 받았다.
김 부회장은 독립보험대리점 채널에서 실적을 올리겠다는 목적으로 설계사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소비자 보호 관련 지표들이 취약하게 집계된 것도 종합검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메리츠화재는 상위 5개 손해보험사 가운데 보유계약 10만 건 당 민원건수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18년 4분기 기준 보유계약 10만 건 당 민원건수는 메리츠화재가 8.39건으로 삼성화재 7.83건, 현대해상 6.95건, KB손해보험 6.81건, DB손해보험 6.35건 등과 비교해 월등히 높았다.
2018년 상반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보험금부지급율도 2.1%로 손해보험업계 평균치(1.46%)를 크게 웃돌았으며 보험금 불만족도도 0.15%로 평균치(0.13%)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메리츠화재의 외형을 크게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민원건수, 보험금 부지급율 등 내부 지표는 외형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메리츠화재는 비교적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점검을 받은 바 있어 이번 종합검사 대상에서는 제외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메리츠화재는 금감원으로부터 2013년 5월 종합검사를, 2016년 12월에는 라스(RASS) 점검을 받았다. 라스는 보험사의 리스크를 수시로 평가해 취약 회사 및 취약부문을 감독하기 위한 감독체제다.
금융위원회는 4월3일 열리는 정례회의 때 금감원 종합검사 평가지표를 보고한 뒤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평가지표가 확정된 뒤 4월 중으로 종합검사 대상을 선정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이르면 5월 종합검사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